한나라 “10년 한 풀었다” 릴레이 축하 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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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은 활기찼고, 범여권은 썰렁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일제히 종무식을 치른 정치권의 엇갈린 표정이다.

이날 한나라당은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대선 승리를 자축하는 종무식을 열었다. 종무식엔 이방호 사무총장을 비롯한 100여 명의 당직자가 모여 북적댔다. 곳곳에서 건배사가 터져 나오는 등 시종 들뜬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사무총장은 “우리가 10년의 한을 풀기까지 당의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정말 노력하고 고생했다”며 당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은 사활을 건 승부라고 생각한다”며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반영하는 데 엄청난 차질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260명에 달하는 중앙당 및 시·도당 직원들에게 1월 중 일괄적으로 5일간 포상휴가를 주고 보너스도 지급할 예정이다.

반면 대선에서 참패한 대통합민주신당 종무식은 쓸쓸히 치러졌다.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종무식엔 오충일 대표를 비롯해 이미경 최고위원, 정동채 사무총장,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소속 의원은 천정배·신국환·유승희 의원 등 10여 명만 모습을 나타냈다.

천 의원은 “이번 대선 패배는 지난 수년간 반복돼 온 민심이반의 결과”라고 토로했다. 이에 오 대표가 “우리가 확신한 비전과 가치를 갖고 싸웠고 그 점에서 역사 앞에 국민 앞에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다”고 격려했지만 참석한 당직자 등 50여 명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민주당 종무식도 단출했다. 박상천 대표 등 50여 명이 모여 당의 위기를 점검하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박 대표는 “총선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느냐, 군소 정당으로 전락하느냐에 민주당의 사활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회창 전 무소속 후보의 창단준비단도 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종무식을 했다. 이 전 총재는 “새 정치, 깨끗한 정치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고 한 해를 평가했다.

정강현 기자 < fon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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