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야마 돗토리현 지사, 20년 전부터 한국어 공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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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0년 전부터 한국말을 공부하면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알게 됐고,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것 같다."

가타야마 요시히로(片山善博.52) 돗토리현 지사는 이달 초 열린 '일본 고교 한국조선어교육 네트워크' 세미나에서 '내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타야마 지사가 한국어와 만난 것은 1984년 국가 공무원으로 한국에 출장가기 직전이었다.

"문득 '인접 국가인데도 아는 것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외무성의 충고를 받아 '자기 소개' 등 인사말을 외웠다"면서 "한국 사람들과 만날 때마다 몇마디를 한국말로 했더니 매우 기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 몇마디 한다고 미국인이 놀라거나 기뻐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그때 한국인들은 마음을 터놓고 사귈 수 있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가타야마 지사는 "한국어와 일본어는 문법구조가 비슷한 데다 한국어 '까치'를 일본어로는 '가치가라스'라고 하는 등 비슷한 발음과 표현이 많다"며 "언어를 공부하면 사람.역사.문화.예술.가치관 등도 배워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은 미국인과 영어로 말할 때는 겸손하다가 한국에서 상대방이 일본어를 사용하면 갑자기 우월감을 갖는 등 삐뚤어진 감정을 갖는 경우가 있다"며 일부 일본인의 '서양에 약하고 동양에 뻐기는' 잘못된 자세를 꼬집었다.

일본 4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대표적 지한파(知韓派)인 가타야마 지사는 지난해 본인과 돗토리현의 한국 교류 역사를 담은 '지역 간 교류가 외교를 바꾼다'란 책을 펴내고 '일한(日韓) 우호 자료관'을 설립했다.

돗토리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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