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보고싶은 명작영화등 척척 VOD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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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꿈의 뉴미디어 주문형비디오(VOD:Video On Demand)서비스가 지난해말 서울 반포의 1백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에 들어감으로써 상용서비스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비디오문화를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뉴미디어의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VOD서비스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편집자註] 신세대 철이는 성격이 급하다.비디오광인 그는 재미있는 영화가 비디오테이프로 출시되면 만사 제쳐두고 봐야 한다. 그러나 항상 철이를 화나게 하는 것이 있다.인기있는 비디오테이프는 금방 동난다는 것이다.
X세대 순이는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TV를끈다.그녀는 일방적인 것을 싫어한다.자신이 원하는 것이 TV내용에 반영됐으면 하고 바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미래의 비디오예술가를 꿈꾸는 홍이는 다양한 비디오테이프를 갖고 싶다.
명화 『벤허』의 주인공이 찰턴 헤스턴보다 클라크 게이블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그는 몽타주기법을 이용해 클라크 게이블이 마차경기하는 보습을 보고 싶다.
그러나 그는 호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많은 테이프나 레이저디스크를 구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집도 좁아 소장(所藏)하기에는 아내의 눈총이 따갑다.
철이와 순이,홍이의 고민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통신서비스가 모두 해결해줄 수 있다.
주인공은 VOD서비스다.
VOD서비스는 프로그램 공급자로부터 공급받은 영화.교육.게임등을 디지털 기술로 압축해 비디오전용 컴퓨터(비디오서버)에 저장시켜 가입자가 기존 전화회선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철이는 최신 비디오테이프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다.순이도 원하는 프로그램만 선별해 자신의 화면을꾸며 볼 수 있다.홍이는 괜히 비디오테이프나 레이저디스크를 많이 구입해 좁은 집을 더욱 좁게 할 필요도 없고 일이 있으면 그때마다 비디오서버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뽑아 볼 수 있다.게다가 선택된 프로그램을 VCR조작하듯 재생.되감기.일시정지.발췌녹화할 수 있어 비디오예술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수 있다.
VOD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서비스의 제공이 먼 훗날의 공상소설같은 얘기가 아니라 당장 실현가능하다는 사실이다.대부분의사람들은 일반가정까지 광케이블이 깔려야 VOD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비대칭디지털전송기술(ADSL)」을 이용하면 구리로 된 가입자선로를 통해서도 영상정보를 보낼 수 있다.결국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전화망에 추가적인 전송설비투자나 변경없이도 VOD서비스를 할 수 있어 전화국의 조기 서비스제공이 가능하다.
그러나 VOD가 화상서비스인 이상 교환설비만은 기존 음성전화보다 앞선 별도의 비디오 교환기가 필요하다.이를 위해 음성.데이터.화상 모두 전송할 수 있는 비동기전송방식(ATM)교환기가도입돼야 한다.
디지털로 전송된 영상데이터를 가입자가 보려면 별도의 가입자측단말기가 필요하다.흔히 디코더라 하는데 TV위에 올려놓는다 해서 「세트 톱 박스」라고 불리기도 한다.새로운 통신서비스가 모두 그러하듯 VOD역시 많은 가입자들이 호응하려 면 세트 톱 박스의 가격이 싸야 한다.결국 이것이 성공의 관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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