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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세계의 신진 디자이너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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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28면

1. 로낭&에르윙 부루엑 형제의 작품
로낭&에르윙 부루엑
“다섯 살 터울의 이들 형제는 필립 스탁의 뒤를 이를 차세대 디자이너로 손꼽힙니다. 지난해에 이들의 가구를 전시하면서 기능적이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의 매력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큐레이터 기문주 추천

“그들의 디자인은 위트 넘치는 아이디어와 재치로 무장됐다. 하나의 스타일로 정형화할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프랑스 디자인계가 이들 형제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성세대 디자이너들이 보여주지 못한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했으며, 프로젝트마다 전혀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다는 것.

이들 형제의 범상치 않은 재능은 1998년 처음으로 참가한 파리 가구박람회에서부터 엿볼 수 있었다. 형제가 출품한 작품의 이름은 ‘해체되는 부엌’. 주류 가구 회사들이 멋진 디자인에만 집착할 때, 이들은 가구 자체의 기능성에 주목했고 ‘구성물이 낱개로 해체되고, 이사도 가능하다’는 컨셉트의 기발한 주방을 탄생시켰다.

이후 부루엑 형제는 카펠리니를 비롯해 영국의 하비타트, 독일과 스위스의 비트라 등 세계의 다양한 디자인 회사와 작업했다. “우리는 디자인에 대해 어떤 거대한 이론도 갖고 있지 않다. 또 그것을 원하지도 않는다. 디자인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을 수 없으니까.” 정형화를 거부하는 형제들의 말에서 미래의 거대한 가능성이 느껴진다.

2. 루이즈 캠벨의 ‘prince chair’ 3. 크리스토퍼 델코트가 디자인한 스탠드 4. 도쿠진 요시오카의 ‘Tokyo-pop’ 의자

루이즈 캠벨
“덴마크 디자인 스쿨 출신으로, 북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디자이너입니다. 절제된 덴마크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지만, 여성적 감수성이 더해져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냅니다.”
-계원조형예술대학교 가구디자인 학과
하지훈 교수 추천

남성적 에너지와 여성적 감수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는 루이즈 캠벨은 70년 덴마크인 아버지와 잉글랜드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코펜하겐에서 출생했지만 런던의 가구 학교를 다녔고, 이후 다시 덴마크 디자인 학교에 입학하는 독특한 성장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여성이라는 예민한 감수성이 더해지자 그녀의 작품세계는 북유럽의 남성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다.

보통의 북유럽 가구를 남성 테너의 진중한 목소리에 빗댄다면 그녀의 작품은 가창력과 에너지가 풍부하고 기교를 조절할 줄 아는 팝페라 가수에 빗댈 만하다. 대표작 ‘Prince Chair’는 나무의 내추럴한 질감과 모던한 감각이 살아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유럽 쪽에서는 파격적이게도 종이를 사용한 의자 ‘Very Round’는 완성품만 보고서도 제작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독특한 형태가 특징으로 ‘여성스러움’ 그 이상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크리스토퍼 델코트
“델코트는 프랑스의 트렌드세터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가구에는 ‘모던과 내추럴’ 키워드가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추천

98년에 개인 스튜디오를 오픈한 이래 주로 프랑스 최고급 호텔과 부티크의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을 담당하며 유명세를 쌓은 크리스토퍼 델코트. 최근 프랑스의 유명 영화배우나 패션 디자이너들이 좋아하는 가구로 그의 작품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배가되고 있다. 콧대 높은 프랑스 디자인을 대변하는 만큼, 그의 가구는 내추럴하지만 세계 어느 나라의 가구보다 세련된 느낌을 가졌다.

목재의 옹이까지 살리는 등 소재의 느낌을 최대한 전하면서도 디자인은 모던하고 우아하게, 가공되지 않은 자연 소재를 지극히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그의 작가적 성향이다. 델코트식 모던 디자인의 결정판으로 평가되는 ‘Lamp Adaire’ 또한 기하학적인 도형과 선을 이용해 ‘정교함과 심플함’의 느낌을 동시에 전달한다. 현재 그의 가구는 파리 ‘조이스 갤러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올해 초 뉴욕 조지아타운에 오픈한 호텔 랄프푸치에서도 그의 다양한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도쿠진 요시오카
“2006년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주목받은 작가입니다. 첫인상은 강하지 않지만, 마음에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을 많이 발표했습니다.”
-(주)IF 네트워크 이너패션 플래닝
김도연 팀장 추천

올해 마흔 살의 디자이너 도쿠진 요시오카의 작업은 특별하다. 여섯 살 때부터 디자이너를 꿈꾸었다는 그는 감각적이거나 관능적인 디자인과는 거리가 먼, 따뜻한 느낌의 작품들을 주로 선보였다. 롯폰기 힐스 거리 전시에서 보여준 ‘의자, 빗속에서 사라지다’는 그의 작품이 목적을 위한 디자인, 혹은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투명한 의자의 표면을 거칠게 마감한 뒤, 비 오는 날 야외에 두었더니 빗물 얼룩과 완벽하게 동화되면서 전혀 색다른 얼굴의 가구가 탄생한 것. 우연과 즉흥의 힘으로 디자인이 새롭게 완성되는 과정을 즐기는 이 사색적인 디자이너의 또 다른 대표작은 현재 모마(MOMA)에 소장된 ‘허니 팝’ 의자. 얇은 반투명 종잇조각을 이어 벌집 모양으로 만든 이 의자는 인체 유형에 따라 형태가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디자이너들의 꿈의 그라운드, 모마에 입성한 스타 디자이너에게 남은 소원은 무엇일까? “일본 터미널 속 공중 화장실을 디자인하고 싶다. 물론 다른 디자이너와의 공동작업이기를 바란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디자이너다운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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