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심리 파헤친 책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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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그리스신화의 일곱여신을 유형화,복잡한 여성심리를 파헤친 책『우리속에 있는 여신들』로 화제를 모았던 도서출판 또하나의 문화가 이번에는 남성내부의 복잡성.다양성을 그린 『우리속에 있는 남신들』을 펴냈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진 시노다 볼린의 『Gods in Everyman』을 유승희씨가 번역한 이 책은 융의 심리학적 기초위에 여성주의적 시각을 결합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여덟명의 남신을 의인화.유형화함으로써 남성심리의 다양성.복잡 성을 파헤치고 있다.남신(男神)이란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으면서 내면으로부터 남성을 규정짓는 타고난 유형 또는 원형이다.인성.일.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남성들은 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와 이들의 아들세대인 아폴론.헤르메스. 아레스.헤파이스토스.디오니소스다.
하늘의 신 제우스는 의지와 정신세계를 다스리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미치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감정과 본능을 지배하나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별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아폴론 또한 가부장제 최고권력자인 아버지 제우 스의 총애를받으며 자라나 기술에 정통하고 질서와 조화를 존중하는 반면 전쟁의 신 아레스,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원형으로 등장한다.
이렇듯 남신들은 강력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일.대인관계등에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남신을 아는 것은 가부장제를 아는 것이고 여성들을 억압하는 지배질서를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우리속에 있는 남신들』은 가부장제 문화가 우리의 가치기준과 인식체계를 어떻게 규정짓고 있으며 우리의 삶과 자아를 어떻게 지배하 고 있는지를극명하게 보여주는 책이다.〈또하나의 문화刊.3백83쪽.7천8백원〉 〈李貞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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