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굿머니 前대표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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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검 중수부는 20일 지난 대선 때 정치권에 수십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부업체 굿머니의 전 대표 김영훈(37)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金전대표를 상대로 굿머니 간부였던 김진희씨가 지난 12일 국회 청문회에서 주장한 것처럼 수십억원의 현금을 대선 전 정치권에 제공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김진희씨는 청문회에서 "직원들이 김영훈 대표의 지시에 따라 2억원씩 담긴 여행용 가방 5개를 차에 싣는 것을 2002년 11월 말과 12월 말 두차례 봤다"고 주장했다.

김진희씨는 또 "나중에 (이 돈이)申모 의원에게 전달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전달된 불법 대선자금의 두배 이상인 60억원이 한나라당에 전달됐다고 들었다"면서 "이 내용을 金전대표가 보이스펜에 녹음했고 이를 6장의 CD에 복사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金전대표를 상대로 이런 CD가 실제로 있는지를 추궁했다. 이날 실시된 경기도 안산시 金전대표의 누나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CD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검찰은 金전대표에 대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金전대표는 지난해 주부 3백여명을 모집한 뒤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이들을 룸살롱 마담으로 위장시켜 김천상호저축은행에서 1인당 1억~2억원씩 총 5백40억여원을 대출받아 이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주부터 특별검거 전담반을 구성한 뒤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金전대표의 소재를 파악키 위해 탐문수사를 펴왔다.

과거 金전대표의 운전기사를 추궁해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근처에 그를 내려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고 이 일대 숙박업소를 집중적으로 뒤져 왔다.

金전대표는 수사망이 좁혀오는 낌새를 채고 강원도 홍천으로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관들은 "목발을 짚은 사람(김영훈)이 택시를 타고 간다"는 제보를 받고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끝에 이날 낮 12시30분쯤 경기도 안산시 수인고속도로 진입로에서 金전대표를 붙잡았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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