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입경제] ‘후순위’로 밀린 후순위채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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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저금리 시대에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던 후순위채권이 찬밥 신세가 되고 있다. 후순위채는 기업이 망했을 때 맨 뒤에 돈을 돌려받게 돼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다. 2004년 조흥은행이 판매한 연 5.46~5.49%의 만기 5년9개월짜리 후순위채는 3분도 안 돼 1500억원어치가 매진되기도 했다. 당시 3%대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후순위채는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정기예금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서고 주식형 펀드가 높은 수익을 내면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 지점이나 개인금융(PB)센터에는 “후순위채를 팔아달라”는 문의가 몰리고 있다. 후순위채는 발행회사가 중간에 다시 사주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사람들끼리 사고 팔아야 한다. 하나은행 백미경 지점장은 “팔아달라는 고객에겐 ‘그동안 받은 고금리를 생각하면 전체적으로는 손해가 아니다’고 진정시킨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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