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年末 음주운전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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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창회.망년회.결혼식등 각종 모임.만남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연말을 맞아「들뜬 분위기」와「방심」으로 인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오후3시30분쯤 서울강서구염창동 강서보건소 앞길에서 공항쪽으로 달리던 뉴그랜저 승용차(운전자 黃英滿.49.Y약국약사.서울양천구목3동)가 인도로 뛰어들며 행인들을 잇따라 치어 李현원(35.여.양천구목동).김용득(46.회사원. 강서구내발산동)씨등 2명이 숨지고 張양희(42.여.강서구공항동)씨등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결혼식 피로연에서 술을 마신 운전자 黃씨가 양화교쪽에서 공항방면으로 시속 60㎞로 차를 몰다 정류장에 서있는 시내버스를 피하려고 핸들을 꺾으며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것이 액셀러레이터를 잘못 밟아 일어났다.
사고 승용차는 버스매표소를 들이받고 인도위를 19m쯤 그대로달려가 버스를 기다리던 행인 30여명중 10여명을 잇따라 친뒤강서보건소 벽을 들이받고 멈췄다.
경찰은 黃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18일 긴급구속했다. 이날 오전4시15분쯤에는 서울성동구용답동 J식당앞 골목길에서 박종수(朴鍾洙.30.비디오가게운영.성동구용답동)씨가 차선시비를 벌이던 韓형수(37.제조업.경기도남양주군별내면)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朴씨는 고교망년회에 참가했다 동창인 洪모(30.과일도매업)씨가 모는 베스타승합차를 타고가다 洪씨가 좁은 골목길에서 르망승용차를 세워놓은 韓씨와 시비를 벌이자 인근 식당에서 식칼을 들고와 韓씨의 우측 허벅지를 찔러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뒤 달아났다. 경찰은 朴씨를 상해치사혐의로 긴급 구속했다.
이날 오후8시50분쯤에는 강원도동해시부곡동 남호국교 후문 해안도로에서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했다 음주상태에서 과속으로 차를몰고가던 차명규(26.삼척시교동)씨가 서명순(46)씨등 행인5명을 잇따라 치어 서씨등 3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12월중 교통사고 사망자가 77명으로 다른달에 비해 10명정도가 많았다.
서울대 신경정신과 김중술(金重述)교수는 『연말이 되면 사회전체 분위기가 이완되고 개인적으로도 억제력이 풀리고 기분이 들뜨게 되는데 이같은 정신상태는 곧바로 사고와 이어지는게 일반적』이라며 『차분한 마음가짐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말 했다.
〈金東鎬.權赫柱.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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