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함께 일할 이명박-부시 북한에도 이상적 협상 콤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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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와 부시 정권이 함께 일할 향후 1년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절호의 기회"라고 도널드 자고리아(사진) 헌터대 정치학과 교수가 20일(현지시간) 말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대선 결과 및 한반도 정세 분석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에는 자고리아 회장을 비롯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도널드 그레그 이사회 의장, 에번스 리비어 회장과 리언 시걸 사회과학협회 국장 등이 참석했다.

?부시-이명박 북핵 드림팀=자고리아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한.미 동맹이 개선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 미 대선에서 민주당 집권 가능성이 높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 동안이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고리아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현 부시 대통령과 같은 대북 정책을 펼 경우 공화당 내 극우파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극우파는 부시가 외면해 온 북한과 시리아 간 커넥션 의혹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협상 여지가 줄어들 거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북한에는 부시와 이 당선자의 조합이 이상적인 콤비"라고 그는 주장했다.

◆"세계경제에 발목 잡힐 수 있어"=시걸 국장은 일단 "미국발 금융 악재로 향후 5년간의 세계경제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제한 뒤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이 당선자에게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아무리 독자적으로 노력해도 세계 경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면 한국 중.저소득층의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면서 "특히 중산층이 줄어들 경우 정치적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융 위기가 실물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줄지 주시해야 한다"고 시걸은 조언했다.

◆"한.일 관계 복원에 힘써야"=자고리아는 "현 일본 정권이 어느 때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며 "이 당선자는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한국이 강대국의 전쟁터가 돼왔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지역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걸도 "과거를 뛰어넘어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관점에서 일본을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자고리아는 "한.미 동맹 강화가 중국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도널드 자고리아=컬럼비아대 국제정치학 박사로 뉴욕 헌터대 정치학과 교수다. 카네기재단과 포드재단의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회원이다. 미.중 관계와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문제에 대해 600여 편의 논문과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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