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사격동우회 가입 척수장애인 편무조 이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척수장애인 편무조(片茂祚.40)씨는 올 겨울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진다.사격을 즐기던 장애인들이 정식으로 대한사격인동우회(회장 金進元)에 회원으로 가입,사격인들과「진정한 친구」가 되기 때문이다.
또 片씨는 직접 동우회 이사의 중책을 맡아 장애인 사격선수들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게 된다.
사격선수 등록을 한 60여명의 장애인들은 물론 취미로 사격을즐기던 40여명의 장애인들이 이처럼 한꺼번에「배타적인」동우회에가입하기는 체육단체중 사격인동우회가 처음.
정상 사격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던 片씨와 사격동우회 이관춘(李官春)이사.최승만(崔勝滿)감독등이 의기투합,지난달 동우회이사회에서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85년 철원에서 상사로 군복무중 차량이 전복되는 바람에척수장애인이 된 片씨.
片씨는 2년 남짓 투병하는 동안 한때 큰 실의에 빠졌음에도 우연히 배운 잔디볼링(Lawn Bowling)에 빠져들어 이전의 생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이 덕택에 90년 영국 엘즈버리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체육대회에 참가하게 됐고 공교롭 게도 사격선수들과 방을 함께 쓰는 바람에 이번엔 사격으로 종목을 바꿨다.
이제는 94극동및 남태평양 장애인사격대회에서 금 2개를 따낼정도로 베테랑의 실력을 자랑한다.
片씨는 이미 5년전부터 육군참모총장기.봉황기.회장기 사격대회에 장애인 부문이 따로 신설돼 사격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물꼬가 트였지만 막상 대회에 출전해도『따로 논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잔치분위기를 이루는 사격인들 틈바구니 에서 아무도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대회를 치르다보면 자신들의 처지가 더욱 서글퍼진다는 것.
『이제 정말 사격동우인이 되는 겁니까.』 아직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片씨는『정립회관에서 운동하는 수많은 장애인들이 장애인 사격인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며『다른 단체에도 장애인들의 동우회 가입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하고 있다.
〈辛聖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