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따뜻한 이웃 8개 시민단체"보람있던 사례"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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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아빠도 아이들 교육에 엄마와 마찬가지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됐습니다.』 『잘 노는 아이가 다른 일도 잘하게 마련입니다.너무 공부,공부하며 다그칠 것이 아니라 놀이를가르쳐야 합니다.』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가족 이기주의를 뛰어넘어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들의 모임 「따뜻한 이웃 모임」 회원 1백여명이 모여 그동안의 경험을 나누는 뜻있는 자리를 마련,관심을 끌었다.「작은 실천,함 께하는 우리」를 주제로 한 이날 이야기마당에는 놀이연구회 「놂」.한국자전거소년단.무지개모임.평촌한울타리가족.어린이도서연구회.편지가족.아이와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등 「따뜻한 이웃 모임」을 구성하는 8개 단체의 대표자가 참석,보람있었던 사례들을 발표했다.
이날 모임은 메마르기 쉬운 일상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알고 있었더라도 지나치기 십상인 생활속의 작은 일을 실천하는 것이 가족이기주의와 가정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일깨우도록 초점이 모아졌다.
30~40대 가장들로 구성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모임」((263)4131)羅원형 총무는 『이 모임에 들어오기 전에는 체벌의 역효과는 생각하지 못한채 아이에게 매를 댔는데 여러회원들과의 토론 결과 때리는 어른은 아이들에 게 단지 「힘이 센 괴물」정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 역할에 대한 준비를 할 겨를도 없이 문득 아버지가 됐을 때의 여러가지 당혹감도 이 모임 덕택에 추스를 수 있었으며 아이에게 진정한 아버지로 거듭 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육아와 환경문제를 주로 다루는 「아이와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032(772)6468)의 김정숙 회장은 『아이들에게 비디오를 틀어주는 대신 그림책을 읽어주고 천연비누와 합성세제의 차이점을 알려주는등 아이들에게 환경의식을 심어주고 꿈을 키워주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모임은 『초록별 소식』이라는회지를 발간하고 천으로 시장 바구니를 만드는등의 실천을 하고 있다. 부부 간에 편지를 씀으로써 애정을 북돋우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결성된 「무지개 모임」((403)3582)의 高민관.金은희 부부는 『서로 신뢰한다는 미명 아래 무관심해지고 아이들 때문이라는 핑계로 꼬일 우려가 있는 부부관계를 편 지라는매개체로 풀어나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국자전거소년단((203)4225)의 宋인석 단장은 『지난해8월 전남 해남에서 여의도까지 6백50㎞를 국민학생 5명,중학생 7명,어른 3명등 15명이 1주일에 걸쳐 자전거로 주파하며결성됐다』면서 자전거를 타면 건강은 물론 교통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어른도 동화를 읽어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권하자」는 주장을내건 어린이도서연구회((733)4992)郭정란 회장은『대입 수능시험 때문인지 지난해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며 이 운동 확산을 위해 동화 슬라 이드 상영,인형극 공연,가족신문 전시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
어린이들에게 우리 고유의 놀이를 보급하기 위해 현직 교사들로이뤄진 놀이연구회 「놂」((253)0809)李상호 회장은 『툭하면 싸우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놀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하고 전자오락이나 축구.야구밖에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우리 전래의 놀이를 발굴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제시대만 해도 우리 전통놀이가 6천여가지를 헤아렸으나 요즘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오그라들었다는 그는 연구회 회원들이 방학이면 전국을 돌며 옛 놀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金明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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