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이 20일 이명박 당선자의 서울 가회동 자택을 경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당선자뿐 아니라 한나라당도 특검 문제를 거론했다. 강재섭 대표와 박희태 의원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특검의 부당성을 알렸다. 나경원 대변인도 성명에서 "특검의 가장 중요한 성립 요건이었던 김경준씨도 스스로 말을 부인하고 있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특검법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수용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특검법 수용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꿀 상황의 변화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종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도 "이 당선자가 국회에서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특검법에 대해 마치 협박하듯 말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26일 국무회의를 열어 국회에서 이송된 특검법 공포안을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노-이 회동서 풀릴지 주목=권력 이동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의 회동에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라는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당선자 측 일각에선 2위와의 530만 표 격차라는 압도적 상황이 노 대통령에게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는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제공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신당에서도 조심스럽게 '거부권 찬성'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특검 결과 이 당선자의 무혐의가 다시 확인되면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당의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당선자의 부담을 털어주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받아들일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권력의 중심이 바뀌는 시점에서 신구 권력 간 신경전이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신용호.김성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