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家電신제품 첨단모델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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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눈달린 VCR,유전자 에어컨,테이프 없는 녹음기….」 듣기에도 생소한 가전제품들이 시중에 속속 선보이고 있다.무수히 새모델이 쏟아져 나오는 가전제품의 흐름은 어떤 것인가.내년에는 또 어떤 모델들이 선보이고 시장에 정착할 것인가 .
◇新모델의 경연=서울 상계동에 사는 K씨 가정.휴일에 오랜만에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앉았다.
바깥은 무더위로 푹푹 찌는데 실내는 시원하고 쾌적하다.얼마전새로 들여 놓은「유전자 에어컨」덕분이다.
식구들이 강한 에어컨 바람을 싫어하고 습도에 민감한 취향을 에어컨이 스스로 감시하며 최적으로 작동시키는 것이다.유전자가 환경변화에 따라 최적 생존조건에 맞춰 스스로 변해 가는 원리를채용한 첨단 에어컨이다.
거실 장식장에는 또 작년에 없던 새 가전제품이 눈에 띈다.
영화처럼 화면이 옆으로 넓은 28인치「와이드TV」앞에서 국민학생인 아들이 축구중계방송을 이어폰을 끼고 시청하고 있다.그 옆에서 중학생 딸은 유선(CA)TV방송의 어학프로그램을 함께 보고 있다.
이들은 TV 1대로 여러 채널의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는 화면속 화면(PIP)기능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K씨 부인은 「쌀보관겸 김치보관전용 냉장고」에서 꺼낸 신선한쌀로 지은 밥을 막 퍼 담고 있다.
K씨는 안방으로 건너가 오랜만에 드뷔시의 음악을 듣기로 했다.액자그림처럼 벽에 걸린 「벽걸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멜로디가스피커 앞면에 그려져 있는 고호의 그림만큼이나 한가롭다.
이상은 내년에 나올 새 가전품을 K씨가 대다수 사들였을 때 그 집안 모습을 가상으로 그려본 것이다.대부분 새해초부터 구입이 가능한 것들로 가전기술의 현란한 경연장을 엿보게 해 준다.
◇TV종류의 일대변화=삼성.금성.대우 등 전자업계는 『하룻밤자고 나면 새 모델이 등장한다』는 말이 실감나게 신제품 경쟁을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때문에 낡은 모델을 바꾸려는 소비자들은 요즘 어떤 물건을 고를지 어지러울 정도다.
특히 유선방송과 와이드TV 등 비디오부문에 신기종 제품이 대거 등장하게 된다.
일반인에게 아직 생소한 와이드TV도 보급이 보다 활발해져 금성사의 경우 20인치대 TV모델에,삼성전자는 32인치 보급형모델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방송용 위성이 내년중 쏘아 올려지고 96년1월 시험위성방송이 시작되는데 이때부터 외화(外畵)를 그대로 볼 수 있어 화폭이 넓은 와이드TV의 특성이 빛을 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대대적인 와이드TV 광고판촉전을 내년부터 펼칠 전망이다.
대형평수의 아파트나 기업들의 연수.회의때 용도가 알맞은 프로젝션TV도 각사의 제품개발이 완성돼 내년부터 본격 시판된다.
◇기존 가전품의 변화=내년부터 안방공략에 나설 가전 신제품들은 이 밖에도 많다.
식기세척기의 경우 내년부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회사마다 어떤 신개발품들을 선보일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금성사.동양매직 등 국내회사들외에 외국업체들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금성사는 한쪽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기존의 1개짜리 세척용 회전날개를 2개로 만들어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신모델을 내년부터 본격 시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식기는 유난히 움푹 팬 그릇이 많아 세척이 수월치 않은데 금성사는 이 점을 제품개발에 많이 응용해 인기 있는 「한국형」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탁기도 내년중 성능이 더욱 고도화된 모델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대부분 세제.물.전기 사용량을 지금보다 크게 줄이는 게 특징이다.
VCR와 캠코더는 소형화.정밀기능이 강조된다.삼성전자는 촬영때 미세한 손떨림으로 화면이 흔들리는 현상을 방지하는 모델을 내년초 시판한다.
대우전자는 전화기에 상대방의 얼굴이 나타나는 비디오폰(화상전화기)개발을 거의 끝낸 상태다.
〈李重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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