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미국 몰리브덴 광산 지분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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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시장에서 제철 원료 값이 심상치 않게 요동치자 포스코가 광산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는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고급 철강재 생산에 반드시 들어가는 몰리브덴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몰리브덴 광산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세계적인 몰리브덴 광산 개발사인 미국의 제너럴몰리가 미국 네바다주에 추진하는 ‘마운틴 호프 광산개발 프로젝트’의 지분 20%를 1억7000만 달러(약 1600억원)에 사기로 한 것이다. 이 투자금액은 지금까지 포스코가 광산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한 금액 중 가장 크다.

 포스코의 캐나다 현지법인인 POSCAN과 포스코가 출자한 회사인 삼정P&A가 각각 17%와 3%씩 나눠 갖기로 했다. 몰리브덴은 철이 고온에서 잘 견딜 수 있게 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송유관용 강관과 스테인리스강 등 고급강을 생산하는 데 꼭 들어가는 광물이다. 몰리브덴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최근 수출 물량을 줄이면서 전 세계에 공급 부족 사태가 생겼다.

 2002년 1t에 6600달러 수준이던 몰리브덴은 매년 폭등해 최근 국제가격은 7만2800달러. 고급강 생산비율을 높이려는 포스코로서는 안정적으로 몰리브덴을 공급받아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포스코의 노진형 제강원료구매그룹리더는 “이번 몰리브덴 광산 지분 확보로 광산에서 생산될 몰리브덴의 20%에 대한 구매권을 확보하게 된다”며 “생산 첫해인 2010년 1만5000t이 이 광산에서 생산되므로, 포스코가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연간 3000t 정도에 이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한 해에 4000t의 몰리브덴을 쓰고 있다.

 포스코는 올 들어서만 세 차례의 광산 지분 인수 계약을 맺었다. 올 2월에는 2360만 달러를 들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석탄광산 지분 10%를 확보했고, 9월엔 호주 현지법인인 POSA를 통해 역시 석탄광산을 개발하는 호주 코카투사의 지분 19.99%를 인수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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