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켈,자금력.첨단분야 대응한계-해태그룹에 회사넘긴 속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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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해태그룹이 9일 전격적으로 인켈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업계관계자들은 『혹시 인켈이 해태전자를 인수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만큼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국내 최대 오디오업체가 어떻게 5~6위 업체에 인수당하느냐는 의구심이다.인 켈을 인수한 해태의 전자정보통신분야의 비전보다 회사를 넘겨준 인켈의 속사정에 관심이 더 크다.업계는 해태그룹의 인켈 인수가 우선 인켈 소유자인 조동식(趙東植.79)명예회장 일가의 집안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또 세계화시대를 맞아 멀티미디어분야로 진출해야할 인켈의 경영능력및 자본의 한계로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趙씨 일가의 사정에 대해 인켈측은 외아들인 현 조석구(趙錫九.52)회장이 문화사업에 몰두한 나머지 회사경영에 뜻이 없었기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趙회장은 서울 명륜동소재 예술극장 「인켈 아트홀」에서수년간 음악감상실.연 극공연등 무대예술 행사에 관여해오고 있다.명예회장측에서 마땅한 후계자를 물색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런가하면 음향기기 업계는 인켈의 「깃발 내리기」가 수년째 국내외 판매에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오디오 제품만 생산해온 인켈이 무리한 시설투자로 어려움에 봉착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궁극적으로 정보통신.멀티미디어쪽 으로 진출해야 하는데 여기서 인켈이 벽에 부닥쳤다는 해석이다.
인켈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인켈이 趙명예회장의 분신과 다름없는데 趙명예회장은 그동안 누가 잘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며 속사정의 한 단면을 귀띔했다.이와함께 해태측이 밝히고 있는 인수대금 2백억원에 대해서도 업계는 의아 심을 갖고 있다.주식가격 1백60억원을 뺀 나머지 프리미엄이 40억원인 셈인데 이것이 믿기 어려울만큼의 적은 액수라는 것이다.한편 박건배(朴健培.46)해태그룹회장은 인켈 인수를 계기로 전자분야를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주력사업에 끼워넣 을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신정철(申正澈)해태전자사장은 이날 『2천억~3천억원을 투자,인켈이 신축중인 천안공장에 최신식 자동화설비를 도입해 고부가가치 첨단제품 위주의 준(準)종합 전자생산단지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태그룹의 중장기 전자정보통신분야의 청사진은▲윈도우즈등 소프트쪽의 정보통신 분야▲컴퓨터 단말기류.모니터.키보드.컴퓨터(PC)핵심몸체인 마더보드.메모리카드 등 하드웨어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기존의 오디오도 멀티미디어 분야의 카 오디오 종류로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李重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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