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특검 수용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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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16일 밤 그동안 당론으로 거부해 왔던 이른바 'BBK 특검법안'을 전격 수용키로 했다. BBK 특검법안은 김경준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인정하지 않고 특별검사를 별도로 임명해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자고 대통합민주신당이 발의한 법안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30분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끝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특검이 두려워서 반대했던 것이 아니다. (신당의) 정략적인 특검이었기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국회가 (16일 밤 몸싸움 등으로)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이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어 "여야가 국회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특검법 시행에 대해)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BBK 사건에 대해 검찰의 재수사 검토를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동영상'을 공개한 신당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여권은 사기범에게 매달리더니 이제 공갈범에 의존해 선거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청와대도 여기에 가세했는데 정권 연장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특검법 찬반 공방으로 난투극까지 벌인 여야의 국회 대치 국면은 해소될 전망이다. 특검법안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예정이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지.

"BBK와 관련해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다. 오늘 TV 토론회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보았다. 국회가 난장판이었다. 더 큰 싸움도 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음해와 공작으로 얼룩진 네거티브 선거의 절정을 보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여의도 식 정치 풍토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용호.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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