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멀티미디어스타 대거등장-연기.개그.노래 벽허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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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연예계에「멀티미디어 스타」바람이 세차다.연기와 개그.노래.뮤지컬등 전통적인 장르의 벽을 허물며 오디오.비디오(A/V)양면에서 입체적 능력을 선보이는 「멀티미디어(다중매체)」스타들이 대거 등장,두드러진 활약을 보인다.『종합병원』의 탤런트 구본승.박형준은 드라마인기를 음반으로 연결시킨 올해의 대표적인 멀티미디어 스타.반면 『투투』의 황혜영과 『룰라』의 김지현,드라마『인간의 땅』에 출연중인 심신등은 가수로 인기를 얻은 뒤 숙원이던 탤런트로 전.겸업을 선언했다.또 탤런트.개그맨인 차인표.
조형기.김형배.강호동등은 최근 앨범을 취입,가수로의 가능성을 타진중이다.그런가하면 신애라와 이휘재는 춤.노래솜씨를 살려 각각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심수일과 이순애』를 공연,출연드라마.쇼가 전혀 없는 가운데도 얘깃거리를 만들고 있다.특히 이휘재는 드라마같은 코미디 『TV인생극장』으로 「탤런트같은 개그맨」으로 각광받은 바 있다.이와 정반대로 코믹연기에 능한「개그맨같은 탤런트」도 최근 등장했다.『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자 신의 사는 법」을 고정코너로 꾸미는 조형기와 『오늘은 좋은 날』에서 바보남매로 눈길을 모으는 안문숙은 본업인 연기보다 개그에 더 능해 「탤개맨(탤런트와 개그맨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
이같은 멀티미디어 스타들의 대거등장은 홍콩.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유행한 현상이다.유덕화.여명.매염방등 영화.TV.가요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스타들이 한국에 알려지면서 이에 자극받은국내연예인들의 장르 넘나들기가 본격화됐다.
이같은 가수.탤런트의 혼합현상은『부족한 가창력을 커버해주는 발전된 녹음기술과,연기력보다 용모.분위기가 우선시되는 드라마환경에 힘입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MBC 육창웅 제작이사는 말한다.
그러나 일부 멀티미디어 스타들은 연기 와 노래 어느쪽도 실력을 갖추지 못한채 돈과 인기에만 급급한 「함량미달」의 활동으로방송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그럼에도 연예인의 인기를 다방면으로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연예계의 흥행전략에 따라 멀티미디어 스타들 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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