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리는 차인표 신드롬-스타만들기 표본.숱한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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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6월6일부터 11월30일까지.「차인표의 亂」이라 불릴 정도로방송계를 강타했던 차인표 신드롬이 내일 그의 군입영을 계기로 막을 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현충일이었던 6월6일 첫 전파를 타고 나간 『사랑을 그대품안에』로부터 시작된 그의 돌풍은 1일 군입대를 위해 잘리워질 그의 짙은 머리칼과 함께 잠들게 됐다.마치 영화속의 장면들처럼 벼락스타 탄생에 이어 이혼전력파문,신애 라와의 결혼발표에 이어 군입영등 숱한 화제를 몰고 온 차인표의 1백78일은 많은 「화두」를 남겨준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그는 무엇보다 드라마 패러다임변화의 첫 사례로 남게 됐다.과거처럼 드라마의 인기가 톱스타를 만들어내는 식이 아니라 『스타를 만들어 드라마의 인기를 구가하는』스타만들기의 표본이었다.MBC제작팀은 『좋아하는 스타를 보기위해 드라마를 보는』신세대 시청자의 특성을 기민하게 포착해냈다.
외국유학을 다녀온 백화점이사로 부와 지식을,오토바이.색소폰으로 자유와 개성을,옛 친구 이승연에 대한 우정과 백화점 점원 신애라에 대한 지순한 사랑으로 도덕성을 겸비한 완벽한 남성을 창조해냈다.차인표는 『강풍호役이라면 누구를 갖다 끼워놓아도 그정도일 것』이라며 『솔직히 만화수준의 드라마인데다 연기는 잘 안된다』는 고백을 털어놓았다.
방송사 PD들은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우수와 고독으로 묘사되는 얼굴,보디빌딩으로 다져진 건강한 신체등 차인표의 개인적 매력과 함께 현대여성이 갈구하는 백마탄 기사를 포착,여성의 방어본능을 해제시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차인표는 『극의 인기를 위해 무조건 뜨라』는 MBC의 특명을훌륭히 완수,빅스타가 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그의 불행(?)또한「스타만들기」와 함께 잉태되고 있었다.연일 차인표 기사찾기에눈을 밝혔던 매스컴에 의해 전해진 그의「이혼전 력」은 취재진 사이에서도 『굳이 알려야할 사실이냐』는 논란이 일었고 이후 그는 극심한「언론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신애라와의 결혼설이 알려지고 군입대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MBC는 『토토즐』에 그의 60분 전편 특집을 마련했으나 오히려 『과잉홍보』라는 비난의 화살을 받아 그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차인표는 이 『토토즐』방영이후 『비난을 충 분히 이해할수 있다』며 스타만들기에 따른 중압과 부담을 드러냈다.자신을 키워준 방송사의「스타활용」에 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만들어진 스타의 운명을 가장 잘알고있던 사람도 바로 차인표 자신이었다.그는 드디어 『신애라와의 공동출 연은 MBC에도 응할 수없다』고 자신의 소중한 사생활만은 선을 그었다.
2년여의 군생활 후 그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금의 인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또한 그를 스타로 탄생시켜 활용했던 방송사의 진정한 책임감은 무엇인지 「스타만들기」를 둘러싼 흥미로운 관찰은 계속될 것이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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