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수씨 범죄인 인도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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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검찰이 정태수(84.사진) 전 한보그룹 회장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1일 "정씨의 항소심 재판 공소 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고검이 법무부를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에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해 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자신의 횡령 혐의에 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4월 "일본에서 신병을 치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 재판부 허가를 받은 뒤 출국했으나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정씨는 5월 일본이 아닌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출국했으며, 6월 6일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키멥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씨가 8월에도 카자흐스탄에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으나 이후 행적은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요청에 따라 조만간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심상철)는 정씨가 출국 후 네 번 연속 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피고인(정씨)의 진정성이 의심되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10월 18일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씨는 자신의 며느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강원도 강릉시 영동대학교의 교비 6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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