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IT] “노키아 경쟁상대는 구글·애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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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휴대전화업체 노키아가 꼽는 경쟁자는 삼성전자나 모토로라가 아니라 구글과 애플이라고 미 뉴욕 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키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9%로 모토로라·삼성전자·소니에릭슨 등 2~4위 업체를 합친 것보다 크다.

NYT에 따르면 노키아는 지난달 구글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안드로이드’의 개발 계획을 발표할 무렵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구글의 발표를 본 뒤엔 긴장을 풀었다.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는 안 했지만 우리도 오래 전 안드로이드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노키아에 위협이 될지, 기회가 될지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노키아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휴대전화를 PC처럼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으로 ‘안드로이드’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글은 삼성전자·모토로라·NTT도코모 등 34개 단말기업체 및 이동통신업체로 ‘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란 글로벌 연합체를 만들면서 노키아를 뺐다. 노키아를 잠재적 경쟁자로 본 것이다.

애플은 노키아에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다. 애플은 올 6월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4개월간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140만 대를 팔았다. 400달러(약 36만원)를 웃도는 가격에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구글과 애플이 노키아의 아성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애플은 트렌드를 만드는 회사여서 휴대전화의 모양과 감성을 변혁하고 있다. 또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휴대전화의 기본 포털이 될 수 있어 제휴 관계가 아닌 노키아에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
 
노키아도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열중하고 있다. 10월 내비게이션 업체인 나브텍을 81억 달러에 인수해 휴대전화 사용자 주변의 음식점이나 상점·친구 등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폰에 맞서 200만 곡 이상의 음원을 제공할 수 있는 체제도 갖췄다. 내년엔 가격이 100달러 미만이지만 3000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5310 익스프레스뮤직(XpressMusic)’을 내놓을 계획이다.

정재홍 기자

▒바로잡습니다▒

"구글은…'오픈 핸드셋 얼라이언스(OHA)'란 글로벌 연합체를 만들면서 노키아를 뺐다"는 대목은 잘못된 표현이기에 바로잡습니다. 구글코리아 홍보 대행사인 호프만에이전시는 "구글이 노키아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연합체에 노키아가 합류하지 않은 것"이라고 알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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