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자당 단독疾走 안된다

민자당은 오늘의 정국혼란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마땅하다.민자당 안에는 야당의 내분을 강건너 불처럼,또는 다소 즐기는듯한자세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현상은 정국을 주도해야 할 집권당으로서 극히 무책임하고 앞을 못보는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없다.오늘의 정국혼미.국회파행(跛行)이 결국은 집권당의 부담이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의 의원직사표에 따른 충격과 민주당의 내분,민자당의 단독국회 강행등으로 혼미한정국에 대해 불안과 우려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민자당은 야당의사정이 자기들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할지 모 르나 정국을 생산적으로 이끌고,여야관계를 바람직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평소여당이 해야 할일이다.그러나 지금껏 보면 민자당은 협상력(協商力)도,협상의지(意志)도 없는 것같았고 정국주도 능력도,그럴 의지도 보이지 못했다.협상테이블이 마련돼 봐야 민자당은 독자적인 카드는 내지도 못한채 청와대 눈치만 살피니 이런 민자당을 상대로 야당이 협상하기도 어려웠던게 아닌가.
이번에 정국이 이런 상황에 빠져도 민자당 안에서 책임을 느끼는 사람도,국민에게 미안하다고 할 사람도 없는 것만 봐도 이런점은 분명해진다.
이제 민자당은 야당이 등원(登院)을 거부하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단독국회 강행에 나섰지만 지금 정국은 민자당이 단독질주할 상황이 아님은 명백하다.정국수습과 국회정상화를 위해 지금부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민자당이 다시 야당과 정치현안 전반에 걸쳐 협상을 재개하도록 촉구하며,단독국회의 의안심의는 야당등원을기다려 최대한 자제하는 인내심을 보여야 한다고 믿는다.그리고 李대표의 의원직사표는 가급적 철회하도록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고본다. 우리 역시 예산안을 비롯한 산적한 의안처리의 필요성을 인정하나 12월2일의 예산안 법정기한은 이미 물리적으로 지킬 수 없게 된만큼 여당이 예산안처리등을 명분으로 정국을 악화시킬발상(發想)을 혹시라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