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해보험의 외국인 선수 팔라스카가 현대캐피탈의 3인 블로킹 벽 사이로 스파이크를 꽂아 넣고 있다. LIG는 프로출범 후 처음으로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오른쪽 사진은 8일 LIG선수단에 합류,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요한. [사진=김민규 일간스포츠 기자]
LIG손해보험과 현대캐피탈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V리그에서 17차례 만났다. 결과는 17차례 모두 현대캐피탈의 승리였다.
두 팀은 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올 시즌 처음 만났다. LIG는 18번째 만남에서 3-1로 승리, 마침내 통산 상대전적에 1승을 적어넣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이날 현대캐피탈을 꺾은 것은 LIG가 아닌 스페인 대표 출신 라이트 팔라스카(38점)였다. 팔라스카는 외국인 선수를 아직 뽑지 못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왜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지’를 보여줬다. 팔라스카는 지난 시즌 득점왕 레안드로(전 삼성화재)나 2년 연속 뛰고 있는 보비(대한항공)와는 다른 부류의 선수였다. 무작정 패는 게 아니라 달랠 줄도 알았다.
LIG 세터 이동엽의 토스가 팔라스카 쪽으로 올라가면 현대캐피탈 후위 선수들은 강타를 받기 위해 엔드라인 쪽에 바짝 붙었다. 팔라스카는 이를 비웃 듯 절묘한 페인트나 연타 공격을 했다. 상대가 페인트를 기대할 때는 여지없이 강공을 선택했다. 팔라스카가 밀고 당기는 대로 상대는 춤을 췄다.
팔라스카는 이날 서브 3점, 블로킹 6점, 후위공격 8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남자부 첫 ‘트리플 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 3점 이상)의 주인공도 됐다.
팔라스카를 뺀 나머지는 현대캐피탈 쪽이 더 돋보였다. 특히 세터 권영민의 토스는 이선규(15점)의 속공과 송인석(22점)의 시간차 공격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공백이 너무 컸다. 현대캐피탈은 베이징 올림픽 유럽예선이 끝나는 내년 1월 중순 이후에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글=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