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 아프리카, 전략적 파트너십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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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 정상들이 9일 새로운 동반자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에 서명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8일부터 이틀간 열린 EU-아프리카회의에 참석한 67개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두 대륙은 과거의 교훈을 토대로 새롭고 더 강력한 파트너십을 만들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력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 경제협력과 지속가능한 발전 증진을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의 격차를 좁혀 나가기로 합의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포르투갈의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폐막연설에서 "역사적으로 갈등이 많았던 두 대륙은 이제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2000년 이집트 카이로회의 이후 7년 만에 열렸다. 최근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은 아프리카와의 파트너십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두 대륙 정상들은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에 서명하긴 했지만 인권과 이민, 자유무역 확대 등에 관한 문제에서 큰 시각 차이를 보였다. 특히 회담 첫날엔 인권 탄압 비난을 받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사진) 짐바브웨 대통령의 회담 참석 문제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늘날의 짐바브웨 상황은 새로운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며 무가베 대통령을 비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무가베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한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리스본회의에 불참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영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EU가 폭정을 이유로 그에게 내렸던 EU내 여행금지령을 잠정 철회하자 즉각 리스본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짐바브웨는 우리의 문제"라며 유럽의 간섭에 반발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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