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참사 교훈 잊지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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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를 당하고도 그때뿐인 '냄비근성'을 바꾸자는 뜻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2.18 대구참사 1주년을 맞아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모든 것을 담아 종합보고서를 발간한 경북대 도시환경설비연구실 홍원화(41.사진)교수.

이 보고서는 사고 당시 중앙로역의 방재시스템 상황과 ▶초동조치▶구조.구난활동▶사고 후 기관별 대응조치 등을 담아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가능토록 했다. 2백83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홍교수가 개인 연구비 4천만원을 들여 만든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에 대한 역작이다.

홍교수는 "대구지하철 화재를 특정 시간에 발생한 단일 사건으로 보지 않고 같은 시간대에 있었던 사고 당사자, 당국.언론 등 다양한 활동을 중첩해 보임으로써 재난의 원인과 성격을 총체적이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시간대별 기록사진까지 곁들여 사건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 소방.구조뿐 아니라 생존자의 피난행동 유형도 피해자의 증언과 현장 검증을 토대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이 사건의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확대된 원인을 분석했다.

이밖에 대구 중앙로역사뿐만 아니라 국내 지하철의 방재 설비에 대한 건축상의 문제 등을 다뤄 지하철 재난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홍교수는 "대형 재난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백서 성격의 이번 보고서는 일본의 경험과 사례가 큰 참고가 됐다"고 말했다.

홍교수팀은 이번 보고서에서 빠진 전동차 관련 부분은 더 검증을 거친 후 2차 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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