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곰상 수상작 주연은 포르노 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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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5일 폐막한 제54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의 주연 여배우인 지벨 케킬리(23.사진)가 포르노 스타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터키계 독일인인 케킬리는 에센 시청 쓰레기 처리과의 사무직원으로 근무하다 우연히 수퍼마켓에서 쇼핑을 하던 중 포르노 영화사 감독에게 발탁됐다.

그는 이후 '마그마'라는 포르노 제작사에 소속돼 '딜라'라는 예명으로 '여름날의 꿈' '음탕한 병아리공장' 등 여섯편의 포르노를 찍었다.

베를린 영화제 출품 감독(파티 아킨스)과 제작자(랄프 슈빙엘)는 이러한 경력을 전혀 모른 채 케킬리를 데뷔 작품인 '벽을 향하여'에 출연시켰고, 신인답지 않게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한 그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케킬리는 유난히 베드신과 노출이 많았던 이 작품에서 능숙한 알몸 연기를 펼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현재 남자친구와 함께 함부르크에 살고 있는 케킬리는 출연 작품이 대상을 받은 이후 쏟아지는 출연 제의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이미 '케밥 커넥션'이란 작품에 출연키로 돼 있는 그는 포르노 출연 사실에 대해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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