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최고경영인100명의 우리기업 올실적.내년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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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요즈음 세상돌아가는 것을 보면 경제라도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 그지없다.경제는 기업이 잘 되어야 활기를 띠게마련이다.94년은 수출.설비투자,그리고 생산의 각 부문에서 기업활동이 왕성한 한해였다.
반도체.선반.자동차.철강분야의 호조가 두드러지고 석유화학분야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그러나 중소기업들에는 어려운 한해였다.
경영관리측면에서는 기업들이 외형팽창에 못지않게 질의 중요성을인식하면서 경영혁신의 중요성에 눈을 뜬 해이기도 했다.내년에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성과는 올해만은 못할 것이나 여전히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침체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내년 기업경영상 유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올해 우리경제의 활황이 엔고의 덕을 크게 본 것이라면 내년은 우리경제가 세계경기의 동반상승을 적극 활용하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아시아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가운데 내년에는 미국에 이어 독일.일본경제가 강 한 회복세를 보이고 동구와 러시아 경제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이다.해외수요가 강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진국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 제고,개발도상국 시장의 개척등 수출증대 노력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가격지표들은 대체로 우리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등락을 보일 것이다.정부의 긴축기조 유지에도 불구하고 자금시장에 큰 압박이 초래되거나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등을 겨냥한 외자의 대량유입에 따라 환율은 상당한 절상압력을 받을 것이다.그러나 환율절상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의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해 절상 폭이 최소에 그치도록 할 필요가 있다.정부정책 방향은 매우 완만한 정도의 절상을 용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유가와 국제금리.국제원자재가는 세계경기가 호황국면에 들어섬에 따라 수요증가로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따라서 국제가격지표에 노출이 심한 기업들은 선물거래 등을 활용한 위험대비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셋째,남북경협은 임가공및 위탁가공 분야에서는 상당한 진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나 대규모 투자사업의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리기업들이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함은 물론이나 당분간은 북한이체제안정에 보다 중점을 둘 것으로 보여 우리의 자세와 상관없이남북경협은 우여곡절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넷째,내년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열리는 해다.개정된 선거법이 엄격히 적용된다면 소위「선거특수」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지방자치제가 본격화되면 기업들도 보다 분권화되고 지방특성에맞는 조직과 전략을 갖추어야 될 것이다.지방신문 .지방TV등을통한 지역여론 형성기능이 강해지면서 환경.고용.지역개발등 다양한 지역욕구에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노출될 것이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기업체제의 정비를 지적하고 싶다.경기가 좋을 때 설비확장등의 외연적인 팽창에만 몰두해 기 업체질 개선노력을 게을리하다가 경기하강기에 곤욕을 치르는 기업들이 많다.최근의 기업성과가 과연 해당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에 기인한 때문이었는지 냉철히 점검해 보야야 한다.
효율성과 창의성이 기업생존과 발전의 열쇠임을 명심하여 조직혁신.업무혁신.인재확보및 양성을 통해 진정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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