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배구 미아’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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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드래프트를 거부한 ‘차세대 배구 거포’ 김요한(인하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상황은 그에게 불리한 분위기다. ‘코트의 미아’로 전락할 경우 자칫 병역 혜택마저 잃을 수 있다.

 2008 남자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IG손해보험의 지명을 받은 김요한은 3일 LIG 측과의 첫 대면에서 별도의 계약금을 요구했다. LIG 측은 “계약금은 규정에 없다”며 거절했고, 김요한 측은 “드래프트 참가 신청도 하지 않았다.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대응했다.

 ◆해외 진출 걸림돌은=국제이적에는 소속팀과 입단 예정팀, 대한배구협회(KVA)와 상대국 협회 등 4자 동의가 필요하다. 열쇠는 김요한의 소속팀인 인하대와 KVA가 쥐고 있다. 인하대 측은 상황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배구계에서는 인하대가 쉽게 동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프로팀들과의 신의를 저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대학은 지명 구단으로부터 신인선수 연봉의 140%에 해당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모처럼 스타급 선수가 나왔다고 신의를 버리고 해외로 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KVA 입장은 강경하다. 김요한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다. 그는 7월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훈련 중 “프로리그 시작 전 4주 군사훈련을 마치겠다”며 대표팀을 무단 이탈했다가 1년 근신의 징계를 받았다. 김형실 KVA 전무이사는 “징계 중인 데다 병역 혜택에 따른 사실상의 공익근무 중이라 외국행을 허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병역 혜택 무효될 수도=해외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김요한이 LIG행을 끝까지 거부해 ‘무적 선수’가 된다면. 병역 혜택까지 취소될 수 있다. 운동선수의 국제대회 입상에 따른 병역 혜택은 일종의 대체 복무다. 34개월간 자신의 종목에서 선수로 활동한다는 전제하에 군 복무를 4주 군사훈련으로 대체한다. 만기 전 배구를 그만둘 경우 ‘8일 이상 복무지 이탈’에 해당한다. 이 경우 선수는 가산 기간까지 합쳐 현역병(또는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야 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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