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 무풍지대 육상은 서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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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김병선(金炳善.배구.성균관대→현대자동차써비스)2억5천만원,심재학(沈哉學.야구.고려대→LG)2억3천만원,위재영(魏在永.야구.인하대→태평양)2억2천만원….
대학졸업반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스카우트 열풍이 뜨겁다.시즌이 마감될 때면 어김없이 불붙는 스카우트 열풍은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져 이제 억대 아니면 스타축에도 끼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육상선수들에겐 예나 지금이나 꿈같은 얘기다.일부 마라토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자락의 스카우트 바람도 쐬지 못한채졸업후 진로를 찾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2월 대학을 졸업하는 육상선수는 모두 47명.전국선수권대회등 올시즌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만 꼽은 숫자다.
그중 마라톤의 조명학(趙明學.서울시립대→제일제당)과 김용복(金龍福.건국대→코오롱)이 각각 계약금 3천만원+월급(대졸사원대우),계약금 2천만원+월급(대졸사원대우)으로 실업행 티켓을 쥐었을 뿐이다.
이같은 현상은 코오롱.제일제당.한전 등 몇몇 실업팀이 있기는하지만 사실상 마라톤팀에 불과하기 때문.따라서 다른 종목 선수들은 대부분 계약금은 고사하고 월1백여만원 상당의 훈련보조비를받는 조건으로 시.군청에 입단하는게 고작이다.
신분마저 임시직.그나마 국가대표급이 아니면 하늘의 별따기다.
내년 졸업예정선수 중 전.현 국가대표는 10여명.아쉬운대로 시.군청팀 입단이나마 결정된 선수는 이번 대전체전에서 여자2백m.4백m.4백m릴레이.1천6백m릴레이에서 거푸 우승,4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전국체전 2연속 4관왕에 오른 박종임(朴鍾任.
성균관대→인천시청),여자7종경기 전국체전 2연패를 이룩한 김난영(金蘭英.한체대→인천시청),93시즌 4개 전국대회를 휩쓴 여자높이뛰기의 송은희(宋恩熙.한체대→안산시청)등 3명이다.
또 남자8백m 국가대표 이진일(李鎭一.경희대)은 한국육상 유일의 아시아최고기록(1분44초14)보유자로 아시아드2관왕이라는화려한 명성에도 불구,국내에 중거리를 육성하는 실업팀이 없어 아직 갈곳을 정하지 못했다.대전체전 당시 나돌았던 일부 실업팀의 스카우트설은 와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대해 한체대 김창환(金昌煥)교수는 『스포츠선진국의 첩경은기초종목인 육상이 활기를 띠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며 『현실적으로 육상이 축구.야구등 인기종목과 같은 대접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터전은 마련돼야 하지 않느냐』고반문했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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