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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치매 머리 많이쓸수록 예방효과 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최근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는 레이건 前미국대통령의 충격적인 고백은 더이상 이 질환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국가적 대책이 필요함을 예고하고 있다.기억력감퇴와퇴행현상등 이른바 노망증상은 나이가 들면 으레 생기게 마련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알츠하이머병의 이모저모와 올바른 대처방안에 대해 특집을 마련한다.
[편집자 註] 『4년전부터 기억력이 떨어져 직장을 그만두고 여기저기 배회하기 시작하더니 언어장애마저 나타나 가족과의 의사소통도 어려워지고 우울증도 생겼습니다.몇달전부터 혼자 거울을 보고 욕하고 싸우는 일이 잦아지면서 옷입고 벗는 일도 혼자서는못하십니다.밤에도 잠들지 않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가족의 생활리듬이 깨진지 오랩니다.늘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하는데집안 형편상 어려워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63세된아버지를 모시고 치매클리닉을 방문한 30대 가장의 하소연이다.
이 환자는 여러가지 검사결과 상당히 진행된 알츠하이머형 치매로진단됐다.
치매란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일반적인 사회생활.업무수행.대인관계등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대뇌기능이 떨어져 감정에 이상이 오고 사물의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행동장애를 나타내는복합적인 임상증후군이다.특히 인지능력의 감퇴로 기억력이 떨어지고 언어.추상력.기술습득.문제해결.공간감각등의 장애가 초래되며성격변화가 온다.
유병률(有病率)은 일반적으로 65세이상에서 5%정도고 매년 1%씩 증가해 80세에 이르면 15~20%에 이른다.
치매의 원인은 서양의 경우 알츠하이머형이 절반정도 차지하고 15%는 뇌혈관장애로 오는 혈관성,15%는 알츠하이머형과 혈관성 치매가 함께 오는 것으로 본다.나머지 20%는 치료가능한 치매로 외상.감염.종양.알콜.갑상선질환등에 의해 2차적으로 오는 경우인데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치매는 어느정도 교정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뇌혈관 치매가 많다는 점으로 미뤄 혈관성 치매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를 일으키게 하는 위험요인인 알츠하이머형과 혈관성 치매는서로 다르다.
〈표참조〉 치매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는 치매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하다 더이상 돌보기가 힘들 경우,다른 병이 생기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심신의 방어메커니즘(능력)이무너지면서 급격히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등이 대부분.
진단은 환자와 가족과의 면담,신체적.신경학적 진찰및 정신상태검사,신경심리학적 검사,기본적인 혈액검사외에 뇌파나 자기영상진단장치(MRI)등 방사선과 검사.뇌척수액 검사등을 실시한다.
환자의 인지능력을 개선시키는 치료는 여러가지 소개돼 있으나 아직 실험단계다.원인치료가 가능한 것을 제외하고는 치매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불안.망상.초조.불면.행동장애등 2차적인 정신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주종을 이룬다.
치매의 예방을 위해서는 〈표〉에 언급한 위험요인을 줄이고 신체적 안정과 적절한 영양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나이가 들수록 머리를 많이 쓰는 것도 치매 진행을 억제하는 한 방법이다.
서울대학병원 신경과 노재규(盧宰圭)교수는 『가족중 에 치매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치료가능한 치매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신경과.정신과 전문의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방침과 향후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치매환자들이 인간으로서의 기본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차 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黃世喜 의학전문기자.醫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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