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濁流 맑게하는淸白吏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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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8일 中央日報와 내무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청백(淸白)봉사상 제18회 시상식이 있었다.이날 시상식에선 대상(大賞) 6명,본상(本賞) 12명등 모두 18명의 공무원들이 공직사회의 「빛과소금」으로서의 영예를 안았다.
18회째 계속되고 있는 시상이지만 이번 시상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각별(恪別)했다.인천(仁川)북구청 세금비리사건과 성수대교 붕괴로 공직사회에 대한 인상은 나빠질대로 나빠졌다.이젠「공무원」소리만 들어도 힝하고 코방귀를 뀔 심정이 된 판에 모범공무원이라니 하는 생각이 앞서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보면 바로 그렇기에 수상자들의 영예는 더욱빛이 난다.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전체 공직사회가 썩을대로 썩었다는 느낌도 받게 되지만 묵묵히 자기 직분에충실하며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들 역시 적지 않다는데서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발전하게 된데는 공직자들의 선도적(先導的)노력에 힘입은 바 컸다.갖가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이제까지 우리 사회발전은 주로 행정의 주도(主導)로 이루어진 일이었고,또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그 러할 수밖에없다.그런 점에서 공직사회의 허물을 들추고 비난하는 것 이상으로 공직사회를 격려하고 칭찬해 함께 미래를 건설해 나가야 할 것이다. 수상자들이 단지 맡겨진 일만 충실히 수행한 것은 아니었다.이들은 자신의 직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해 맡겨진 일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복지부동(伏地不動)과무사안일(無事安逸)이 공직사회의 대명사쯤으로 된 분위기 속에서이런 공직자들의 자세는 돋보일 수밖에 없다.심사에서도 그런 업무의 창의성과 적극성이 가장 중점적.우선적으로 평가되었다.수상자들은 또한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나가면서 불우한 이웃에도 따뜻한 관심을 베푸는 모범적이고 헌신적인 사 회 구성원이기도 했다. 공직사회가 다 썩은 것은 아니다.썩은 곳은 일부분이다.수상자들은 그 산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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