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봉사상>수상자 朴次姬.金正澤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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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청렴.헌신.봉사-.공복(公僕)의 길을 묵묵히 걸어「청백봉사」대상의 영예를 안았다.공직사회의 분위기와 공무원의 자세를 놓고복지부동.무사안일의 비판이 높지만 이들 두 공무원의「본분실천」은 그같은 지적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웅변으로 보여준다.작게는 공무원조직,크게는 우리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상수상 6명중 두 공무원의 떳떳한 반생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이런 상을 받게돼 너무 과분합니다.』 여성으로서 처음 청백봉사상 대상을 차지한 부산시동래구청 시민과 박차희(朴次姬.40.여.7급)씨는 성실성과 꼼꼼한 업무처리 솜씨,그리고 아이디어로 정평이나있다.79년 동래구청 세무2과에서 일할 때 당시 연간 2억원에 불과하던 세수 입을 5억원으로 갑절이상 끌어올려 주위를 놀라게 한것은 대표적인 예.
『세금징수 대장을 만들고 현장실사를 통해 철저하게 징수했지요.처음엔 항의하는 주민들도 만만치 않았어요.』 감사원이 83년동래구청의 주민세 징수실태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였으나 비리적발은 물론 추징액이 1원도 없었다.
『최근 인천시북구청의 세금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는 정말 부끄럽고 가슴아팠다』는 朴씨는『돈을 다루다보면 아무래도 유혹이 많지만 공정한 세금이야말로 국가의 기반아니냐』고 반문한다.
86년부터 사직3동사무소에서 영세민을 담당한 朴씨는 이번에는3백여 영세민가구에 대해 일일이 점검카드를 작성했다.
20㎏들이 쌀 한부대로는 기초생계마저도 어렵자 교회와 사회단체를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했고,무료진료도 알선하는 한편 가족없는 노인의 장례도 치러줬다.
고교졸업후 75년부터 시작한 공직생활이 내년 4월말로 만20년이지만 맞벌이 부부인 朴씨는 친정부모와 세아들등 7식구가 3천5백만원짜리 전세방에 살고 있다.
현재 시민과에 근무중인 朴씨는 자신이 제안해 전국 처음으로 도입된 출.퇴근 무인민원실,퇴직공무원 명예민원상담관제,한직원 전창구요원화 시스템.보존문서 색채와 관리등 갖가지 아이디어로 공무원사회에서 화제가 돼왔다.
[釜山=鄭容伯기자] 경주군산림지도계장 김정택(金正澤.47.지방임업주사)씨가 공직생활을 시작한 것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무렵인 73년.
『마을 진입로를 넓힌다,지붕을 개량한다 해서 열심히 현장을 찾았지만 처음엔 땅을 쉽사리 내놓으려하지 않았어요.』 매일 주머니를 털어 막걸리와 담배를 사들고 촌로들을 설득하기 몇년이 지나면서 지붕개량을 마친 가옥이 1천2백가구가 됐다.
이때 金씨가 지역주민의 화합을 위해 구성한「봉록(峰綠)정화회」는 지금까지도 맥을 이어오고 있다.
『모두가 잘살아 보자고 열심히 뛰었지요.이제는 건강한 생활을목표로 해야 됩니다.정신적인 면으로는 충효정신이고,신체를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가꾸어야지요.』 불국사입구 조경사업,경주시 북천의 고수부지조성공사,서라벌대로의 조경공사등 경주일대의 조경이라면 金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서라벌대로에는 신라왕조 56대 9백92년을 상징하기 위해 조경수 56종 9백92그루를 심는 아이디어도 냈다.
『비바람이 몰아쳐 가로수가 쓰러질 때는 살을 에는 것처럼 마음이 아팠습니다.비옷을 입고 거리를 헤매기도 했지요.』 이같은열성으로 金씨는「나무아저씨」로 불리게됐고,그동안 손때 묻은 나무가 줄잡아 8만5천여그루가 된다.
金씨는 현재 80세 무의탁 할머니를 15년째 봉양하고 있고 한국BBS경주지부의 불우어린이들과는 부자결연도 하고있다.
『일만 하느라 가정에 소홀했던 것이 안타깝지만 2남1녀의 자식들이 불평없이 따라주니 대견스럽습니다.』 金씨는『앞으로도 발로 뛰는 국민의 공복(公僕)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慶州=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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