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포먼 왕좌복귀로 본 헤비급복서 이변의 드라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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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한물간 복서로 여겨졌던 조지 포먼(45)이 마이클 무어러(26)를 KO시키는 이변을 연출,『헤비급 승부는 마지막 라운드 공이 울려야 알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포먼은 전문가들이 3-1정도의 열세로 평가할 정도로 나이와 체력에서 뒤졌고 실제 점수에서도 리드당했으나 9회까지의 열세를단 두방으로 극복했다.1892년9월7일 제임스 코벳과 존 설리반의 첫 경기 이래 헤비급 타이틀매치는 이처럼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듯 종종 의외의 승부를 만들어내면서 인기 정상의 체급으로 군림해 왔다.
이변의 하이라이트라면 뭐니뭐니해도 부스터 더글러스가 90년2월10일 도쿄(東京)돔에서 통합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을 10회1분23초만에 KO로 제압한 것이 꼽힌다.
「東京의 대반란」으로 불리는 대사건을 일으킨 장본인 더글러스는 WBC 3위,WBA 4위에 올라있었으나 챔피언이 되기 전까지는 세인의 관심을 전혀 끌지못한 평범한 복서.86년 처음 세계랭킹에 진입했지만 타이틀전 직전까지 4년동안 여 섯번밖에 경기를 갖지 못할 만큼 미미한 복서였다.
그러나 그는 당초 도전자로 내정됐던 WBA헤비급 4위 도너번루독(캐나다)이 폐렴을 앓는 바람에 도전자로 나서는 행운을 얻어 37연승(33KO)을 달리던 「핵주먹」의 권투생명에 치명타를 날린 것이다.
마이클 스핑크스가 래리 홈스를 물리친 것도 권투사(史)에 혁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스핑크스는 85년9월2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챔피언 홈스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물리쳤는데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 헤비급 챔피언까지 오르는 첫 쾌거를 이룩했다.
더욱이 스핑크스는 당시 48연승을 구가하며 7년간 챔피언 벨트를 굳게 지켜왔던 홈스를 물리쳐 전설적인 복서 로키 마르시아노의 신화적인 49연승에 도전하려던 홈스의 꿈을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한편 마이클 스핑크스의 형 레온 스핑크스는 78년2월15일 영원한 챔피언으로 군림해온 무하마드 알리를 2-1판정으로 물리치며 왕좌에 등극,「형제는 용감했다」는 말을 유행시켰다.
레온은 64년2월25일 소니 리스턴을 물리친 후 「20세기 최고의 복서」라고 칭송받던 알리를 무려 14년만에 권좌에서 밀어내 복싱팬들을 경악시켰다.
「나비같이 날아서 벌같이 쏘는」 알리는 무명의 스핑크스에게 패배,이변의 재물이 되었지만 74년10월30일 자이르에서 조지포먼을 누르고 두번째 챔피언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월남전 징병거부로 67년 타이틀을 박탈당한 알리는 71년 컴백,조프레이저에게 도전했다 판정패해 재기가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됐으나 3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8회 2분58초만에 무적의26세 철권(鐵拳) 포먼의 안면에 라이트를 명중시키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밖에 유럽선수로서는 처음 헤비급챔피언이 된 잉게마르 요한슨도 이변의 주인공.스웨덴 출신의 요한슨은 도박사들이 5-1의 열세를 점쳤지만 59년6월26일 플로이드 패터슨을 장작 패듯 일곱번이나 다운시켜 주심이 3회에 중단시키고서야 경기가 끝났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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