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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POLL] 19%의 부동층, 주부·호남·저소득층에 많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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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 02면

이번 17대 대선은 후보 난립으로 ‘여다야다(與多野多)’ 구도가 만들어졌다. 게다가 선거에 임박해 부동층이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인스-리서치앤리서치의 지난달 28일 조사에 따르면, “오늘이 대통령 선거일이면 누구에게 투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없음·무응답’으로 대답한 부동층이 19.3%로 나타났다.

이들 중 60% “투표 1주 전까지 후보 결정 안할 것” … 막판 변수 가능성

현재의 부동층엔 몇 가지 특징이 감지되고 있다. 첫째, 전통적으로 후보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강조하는 여성(22.6%)과 주부(23.1%)에게서 부동층 비율이 높은 편이다. 후보의 도덕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BBK 의혹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 이들의 선택을 어렵게 한 것 같다. 둘째, 호남지역 거주자(27.3%)와 호남 출신(23.5%)에서 부동층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간의 합당 실패, 민주당 탈당 전력 등으로 광의의 호남 유권자들이 정동영 후보를 호남의 대표로 인정하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셋째, 박근혜 전 대표 지지계층이었던 저학력층(24.0%)과 저소득층(23.8%)에서도 부동층 비율이 높은 편이다. 자신들이 지지했던 후보가 없는 상황, 그리고 선거에 대한 관심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부동층이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이유로는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어서’가 41.1%로 가장 높았다. 이명박 후보의 각종 의혹, 정동영 후보의 참여정부 실패 책임론, 이회창 후보의 한나라당 탈당과 대권 3수, 문국현 후보에 대한 무검증 등 후보들마다 커다란 약점을 하나씩 갖고 있어 유권자들이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후보와 공약에 대해 잘 몰라서’(16.0%),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꺼려져서’(12.7%), ‘대선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9.5%), ‘후보들 간에 차이가 없어서’(8.4%)의 순으로 나타났다.

마음속으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해 놓았지만 말하는 것을 꺼리는 유권자는 ‘은폐형’ 부동층이다. 이들은 진보(18.8%), 호남(15.8%), 통합신당 지지자(29.1%) 등 친여 계층과 50대 이상(17.2%), 대구·경북(15.1%), 주부(22.1%) 등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에 많이 포진해 있는 것 같다. 범여권의 극적인 후보단일화, 김대중 전 대통령·노무현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행보 등에 따라 부동층의 표심이 특정 후보를 향해 출렁거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들 중 ‘BBK에 대한 검찰 수사 이후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응답은 20.2%에 그쳤다. ‘투표 1주일 전까지도 후보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부동층이 59.9%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BBK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선거 막판까지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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