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달러값 계속 떨어질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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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달러약세가 쉽게 멈추지 않고 있다.지난 여름 달러화가 한창 급락세를 보일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달러약세가 어느 정도 해소돼 금년말 달러당 1백~1백5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내놓았다.이는 달러약세의 원인이 미국이 민주당정권 출범이래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상무기로 엔화절상압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므로,연말까지 美.日포괄무역협상이 부분적이나마 타결되면 이후에는 미국경기의 견조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달러화가 다시 강보합세로 돌아서리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달러환율은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약세기조를 나타내고 있다.또한 이러한 달러약세가 미국의 금리상승과 함께 일어나 투자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상식적으로 미국금리가 일본금리보다 높아지면 달러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다.그 렇다면 최근의 달러약세행진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이는 미국의 인플레우려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사실로써 설명된다.즉 명목상의 금리차(美.日간)는 확대되고 있지만 양국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차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 다.실제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지난 2.4분기중 1.5% 정도였던 미국과 일본의 실질금리차가 최근에는 거의 0에 가까움을 알수 있다.이는 국제적인 원자재가격 및 노동비용 상승으로 인해 미국물가는 계속 상승압력을 받고 있는 반면 일본물가는 이른바 「가격파괴」에 따른 디플레효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달러환율은 물가관련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예를 들어 지난달28일 3.4분기 GDP성장률과 함께 발표된 GDP 디플레이터가 전분기의 2.9%보다 크게 떨어진 1.6% 로 발표되자 달러화는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으나,반면 지난 1일 10월중 美전국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가 7년만의 최고치인 59.7%를기록,인플레우려가 다시 높아지자 달러화는 즉각 급락세로 돌변한바 있다.
지금 시장에서는 오는 15일 개최되는 美聯準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년 들어 여섯번째인 금리인상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설령 명목금리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그 폭이 인플레우려를 일시에 진정시킬 정도가 되지 못한다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금리는 그다지 상승하지 못할 것이다.따라서달러표시자산의 투자매력은 회복되지 못할 것이며 이는 오히려 채권 및 주가 하락과 함께 달러화약세를 부추겨 달러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를 다시 감퇴시키는 악 순환을 지속시킬 수도 있다.결국 우리로서는 현재의 달러약세가 당초예상과는 달리 내년중에도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해야겠다.
〈三星경제硏 선임연구원.경영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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