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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대장 조준사살 충격-사격훈련장서 사병이 총기난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타타타…』사선에서 사격훈련을 받던 서문석(徐文錫)일병은 갑자기 뒤로 돌아서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했다.사선에서 사격훈련을 지휘하던 장교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고꾸라졌고 사격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군부대의 하극상 실태를 말해주는「장교.하사관 탈영사건」에 이어 31일 발생한「사격장 총기난사사건」은 군기를 생명으로 하는사격장에서 훈련받던 사병이 통제소의 소대장등 장교를 조준사살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사고순간=徐일병은 이날 오후1시부터 시작된 영점사격훈련에서사격전 기본훈련을 받은뒤 2시10분쯤 사선(射線)에 올라가 다른 소대원과 함께 사격을 위해 엎드렸다.
이어 黃중위는 서서 趙중위는 앉아서 실탄 10발씩 장전된 탄창을 나눠줬고 중대장 金대위는 뒤쪽에서 총통제를 담당하고 있었다. 2시25분쯤 엎드려있던 徐일병이 갑자기 일어나 사병들에게『비켜.엎드려』라고 소리친뒤 K2소총으로 金대위및 黃.趙중위등지휘관들에게 2발씩 조준사격을 했다.
이어 徐일병은 옆에 있던 분대장 金모(22)병장을 향해 『너도 일어나』라고 고함쳤다.
순간 사살위협을 느낀 金병장은 일어서는 척하다 徐일병의 소총을 빼앗아 멀리 집어던지고 다른데로 도망쳤다.
총을 뺏긴 徐일병은 잠시 주춤하다 사선에 거총되어있던 동료의소총을 집어들어 실탄10발을 장전한뒤 하늘을 향해 공포 5발,사선을 향해 공포 5발을 한꺼번에 난사했다.실탄이 떨어지자 徐일병은 4발이 남은 자기 소총을 다시 집어들고 자신의 우측 머리에 대고 쏴 자살했다.
다른 사병들은 바싹 엎드려 공포의 순간을 지켜봐야만 했다.
◇사고현장 주변=사고현장인 경기도양주군석우리 육군 ○○부대앞에는 사고직후 헌병 20여명이 나와 정문을 삼엄하게 경계하며 취재진및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헌병들은 정문에 접근하려는 취재진의 취재및 사진촬영을 방해하는 바람에 취재진과 승강이를 벌이기도 했다.
◇동기=육군은 1일 오전 국방부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서문석일병은 불우한 가정환경과 비뚤어진 성격으로 軍복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에 대한 반감과 가진자.높은자에 대한 원한으로 총기를 난사했다』고 범행동기를 밝혔다.
육군은『내무 부조리.가혹행위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이부분에 대해선 전혀 범행동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육군은 徐일병이 장교들만 골라 사살한 것과 관련,『수사결과 徐일병은「비켜,물러서」라고만 외쳤을 뿐 특정인을 거명하면서 사살하지 않았으며 희생 장교들에 대한 개인적인 원한은 없었다』며『장교급의 가진자.배운자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사고 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육군은 특히 사망한 중대장 김수영(金泳)대위는 情을 바탕으로중대를 지휘,대대내 어느 중대보다 군기가 확립된 중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4,5월께 徐일병이 동료 李모(21)일병에게『높은 놈들을 다 쏴 죽이겠다』『사격하면 사람을 죽이고 탈영하겠다』고 했으며 9월께『10명의 리스트를 뽑아 죽이겠다』고 말해왔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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