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에게묻는다] (24) "원자재값 상승세로 매력 커져 출시 이후 수익률 20%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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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 펀드의 수익률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투자자의 발길이 돌아서고 있다. 고수익이 기대되는 신흥시장이지만 그간 중국에 밀려 관심 밖에 있었던 러시아·브라질이 그 대상이다. 올 5월 우리CS자산운용이 출시한 ‘우리CS 러시아 익스플로러’는 대표적인 러시아 펀드다. 중국 시장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이달 초 이후 하루 평균 20억원이 넘는 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들어온 돈은 2620억원. 출시 이후 수익률은 19.39%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투자자에게 러시아 펀드는 아직 생소하다. 다음은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를 맡고 있는 김영준(사진) 해외투자운용팀장과의 일문일답.

-어디에 투자하나.

“지역적으로는 러시아에 81%, 나머지는 카자흐스탄(8%) 등 옛 소련권 국가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의 25%는 석유와 천연가스, 18%는 광물 같은 기타 천연자원 관련 기업이다. 통신기업(15%), 은행(12%) 등의 주식도 편입하고 있다.”

-다른 신흥시장 펀드와 차별점이라면.

“고유가 시대에 유가 상승의 과실을 따먹을 수 있는 펀드다. 러시아는 원유 매장량 세계 6위, 천연가스 세계 1위의 국가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원은 부족해질 수밖에 없고 가치는 올라가게 돼 있다. 현재 러시아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중국의 4분의1에도 못 미칠 만큼 저평가돼 있는 것도 매력이다.”

-올 들어 국제유가가 60% 이상 급등했지만 러시아 증시 상승률은 12%에 불과하다.

“증시 상승률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 게 사실이다. 러시아 정부가 유가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세금과 기금 명목으로 가져가 관련 기업의 이익이 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이 같은 중과세 방침을 바꾼다는 발표가 있었다. 내년 전망은 더 밝다.”

-국제유가가 떨어진다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유가가 떨어진다면 펀드 수익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러시아 정세가 혼란스러운 것도 악재 아닌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러시아는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권력을 유지해 시장에 변화를 주지 않기를 원한다. 푸틴은 차기 대선에서 어렵지 않게 자기 세력을 당선시켜 권력을 유지하는 구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대선을 둘러싼 정세가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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