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여파 물류 비상-업체들 심야배송 예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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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성수대교붕괴의 여파로 기업들이 물품을 제때에 실어나르지 못해어려움을 겪고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철강.시멘트.유류.가전제품.식료품등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교통체증으로 운송에 차질을 빚자 배송시간을 앞당기고 심야수송과 밤샘작업을 늘리는가하면 수송차량 확보에 안간힘을 다하는등 갖가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편의점.슈퍼마켓을 운영하는 LG유통.한양유통등은 경기도 용인.신갈지역의 물류(物流)센터에서 서울강북지역으로 물품을 나르고시내 소매업체로 다시 나눠주는 시간이 평소보다 1~2시간 더 걸려 원활한 점포운영이 어렵게 되자 배송차량의 출발시간을 1시간 이상씩 앞당기고 있다.
제일제당.롯데햄.진주햄등 육가공업계는 서울시내 대리점을 순회하는 트럭이 종전에는 하루에 1.5~2회 돌았으나 정체가 심해지면서 1회 운행에 그치자 냉장차량 증차에 비상이 걸렸다.
제일제당 관계자는『기존의 7대 차량만으론 모자라 하루에 대당20만원씩 주고 외부에서 우선 3대를 긴급히 빌려왔다』면서『원가에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종전의 4%에서 6~7%으로 높아져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제품의 신선도가 생명인 우유업체들은 심야수송을 늘리고 보존기간이 6~7주로 다소 긴 상온(常溫)제품수송은 가급적 낮시간을활용하도록 배정하고 있다.
매일유업측은『평택공장에서 2.5t트럭 90여대로 새벽 2~3시까지 대리점에 수송하던 우유.요구르트등의 도착시간과 가정.슈퍼.백화점등에 배달하는 시간을 모두 1시간 가량씩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업체들도 시내수송에 어려움을 겪어 (주)빙그레의 경우 경기도 미금시 도농공장에서 밤샘작업을 통해 2.5~5t트럭1백여대로 서울지역 2백여개 대리점에 제품을 심야수송하고 있고슈퍼.도매점을 순회하는 소형트럭 2백50여대도 출발을 서두르도록 독려하고 있다.
시내수송이 이처럼 여의치않아지자 고객이 점포에서 제품을 직접사가면 운반비를 보상해주는 아이디어까지 등장해 용산전자랜드에서는 TV.오디오제품을 배달시키지 않고 직접 가져가는 고객에게 5천~1만원을 지급하는 가격보상제를 실시하고 있 다.운송의 어려움은 덩치가 큰 화물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특히 심해 과적차량에 대한 당국의 단속강화까지 겹쳐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포철을 비롯한 철강업체와 자동차.조선업계는 과적단속이 엄격해질 경우 지방국도를 통한 철강재수송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물류체계의 전면 재손질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가전제품등에 사용되는 핫코일만 해도 단위중량이 규격에따라 15~30t에 달하다보니 과적에 의한 편법수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앞으로는 적기수송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화물차 총중량이 34.2t이상인 차량에 대해서는 올림픽.
반포.동작.동호대교등 1등급다리만 통과할 수 있도록 제한됨에 따라 정유업체들의 유류수송에 비상이 걸려 서울시내 주유소에 공급하는 저유소를 지역별로 바꾸도록 유도하는등 대책마 련에 부산한 모습이다.
특히 대부분 대리점들은 저유소에서 유류를 받아가는 시간대를 심야로 돌리고 있고 1등급 다리의 교통체증이 심화될 경우 겨울철 유조차량의 회전율이떨어질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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