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화제>美 중간선거 도덕성회복 선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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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청교도 시절로 되돌아가자.』 미국전역에 도덕성 회복 캠페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8일 있을 중간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도덕성과 가정의 가치를 내세워득표작전에 나서 예년선거와 다른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나날이 늘어만 가는 낙태.살인.이혼율.거리의 폭력.마약확산과 온갖 부정부패로 얼룩진 미국사회를 구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자신임을 부각시켜 당선고지에 오르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그러다보니 주로 TV광고를 이용한 선거운동메 뉴 또한 다양하다. 오클라호마州에서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한 데이브 매커디후보(민주)는 자녀들과 야구놀이를 하는 모습과 함께 저녁식사전 온식구가 둘러앉아 감사기도 드리는 모습을 내보내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이정도는 돼야 당신이 오클라호마 를 대표해 내보내기 원하는 인물이 아닐까요』하는 아나운스먼트와 함께. 매사추세츠州에서 미트 롬니후보는 여비서 익사사건.이혼등으로 도덕적 흠집이 적지않은 에드워드 케네디 現상원의원(민주)을의식,「강하고 훌륭한 우리 가정」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나섰다.『롬니는 무엇보다 성실하다』가 캐치프레이즈다 .
캘리포니아州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로 나선 마이클 허핑턴은「건강한 시민,건강한 가족만이 미국병을 치유할 수 있는 덕목」이라는 공자(孔子)식 캐치프레이즈로 유권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자신의 건전함과 특출한 애국심을 과시해 유권자의 표를 모으려는시도도 곳곳에서 나타나는 또하나의 현상.
테네시州의 짐 새서후보(민주)는 음란비디오.범죄등을 개탄하고학교에서 기도시간을 갖도록 촉구하는가 하면,그의 맞수인 빌 프리스트후보(공화)는 성조기가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TV에 나와자신이 애국자임을 은근히 뽐내고 있다.
테네시州 다른 선거구의 짐 쿠퍼상원의원후보(민주)는 아예 교회앞에 서 있는 모습을 광고로 내「자신의 경건한 삶」을 팔고 있다.그런가 하면 버지니아州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한 이란 콘트라사건의 올리버 노스 前해병중령은 아내 베시를 내세 워『특출한 인물…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조국을 위해 싸운 애국자』로 남편을 치켜세우는 낯간지러운 기법까지 동원하고 있다.이처럼 여야후보 모두가 가정의 가치.도덕성 회복.애국심등을 강조하고 있지만대체적으로 유리한 쪽은 역시 보수성향 의 공화당이다.
공화당은 35개 상원지역구중 7개의석만 더 확보하면 상원을 장악할수 있는 입장이며 4백35개 하원의석 가운데 민주당측으로부터 40석만 빼앗으면 40년만에 처음으로 하원을 지배하게 돼청교도식 공약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奉華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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