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필름마켓 리포트 3천여명 열띤 판촉 영상전쟁 실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지난 23일 개막돼 6일동안 2백17편의 영화시사와 거래상담을 마치고 28일 폐막된 올해 밀라노필름마켓에는 세계각국에서 몰려든 3천여명의 영상산업 비즈니스맨들의 열띤 판촉활동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영상전쟁을 실감케 해주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해 부스를 설치한 영화사및 배급사는 53개국의 2백54개사.이중에는 미국에서 1백25개사가 참가,전체의 절반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이탈리아 29개사,영국 31개사,프랑스 9개사 등의 순으로 영상강국들의 면모를 과시 했다.
특히 세계영상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회사들의 참가가 급증했다는 사실이 큰 특징으로 꼽힌다.마켓측은 이처럼 갈수록 늘어나는 미국회사들을 위해 행사 이전에 대대적인 신축공사를 실시,전시장 공간을 지난해 보다 5백평 방미터 이상확대하는 한편 시사회장의 설비를 강화하고 사전에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는등 전략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각국의 치열한 홍보와 세일즈 열기에도 불구하고우리나라는 영화수출을 위한 단 한평의 부스도 없이 1백50여명의 영화수입업자들만 북적거리는 안타까운 광경을 연출했다.한국은일본의 30여명에 비해 무려 5배나 많은 바이 어들이 참가해 단일국가 참가자수로는 랭킹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까지는 그나마 영화진흥공사가 영화사들을 대신해 부스를 마련하고 해외바이어들과 국내영화사간의 거래를 중개해주었으나 올해는 무슨 이유인지 영진공도 불참,최근 정부가 발표한 영상산업의 수출전략산업화가 한낱 구호에 그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가운데 영구아트무비(대표 심형래)가 제작한『아기공룡 쭈쭈』『티라노의 발톱』등을 비롯한 국내작품 몇편이 외국배급사와 물밑거래를 추진하며 해외진출을 모색해 눈길을 모았다.
반면 이번 필름마켓에서 수입계약이 체결된 외화편수는 모두 70여편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져 최종계약까지의 우여곡절을 감안하더라도 연내에 최소한 수십편의 영화가 수입될 전망이다.마켓에 참가한 한 국내영화사 대표는『한국의 영화산업 무역 역조는 개별산업별로 보면 아마 선두를 달릴 것』이라며『한국영화 활성화만이우리가 살아날 길임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밀라노=李殷朱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