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어린이책] “인생은 경주가 아니다, 남과 비교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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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난 내가 정말 좋아
아니카 나이크 지음, 권희종 옮김, 기댄돌
208쪽, 8000원, 초등 고학년 이상

“난 소중하니까.”

 정말? 정말 난 소중해? 한번쯤 고민해 봤을 문제지만 이렇듯 또렷한 답변을 얻진 못했을 것이다. 항상 이것도 불만, 저것도 불만, 불만투성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사람에게 계속 화를 낸다. 뭔가 실패를 하면 그 사람을 비웃고 완벽하지 못하면 깎아내린다. 예쁘지도 않고 날씬하지도 않다고 미워하고 이성 친구가 생기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짜증을 낸다. 그 사람은 누굴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가장 사랑하고 아껴야 할 자신을 내가 먼저 마구 대한다면 남들은 어떨까. 역시 마구 대하지 않을까. 이 책은 스스로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인 ‘자존감’을 길러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허약한 자존감의 징후 몇 가지가 있다. 남의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 누군가 자신에게 칭찬을 하면 ‘농담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또 스스로가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 ‘괜찮은 사람은 나에게 반하지 않을 거야’라고 불평하고 거울 앞에 서서 스스로에게 면박을 줄 것이다. ‘5kg만 빠지면 훨씬 더 예뻐 보일 텐데’하고 말이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칭찬을 들으려고 애쓰고 그렇지 못했을 경우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을 것. 그러나 자존감이 약하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 마음은 내 것이기 때문에 고쳐 나갈 수 있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먼저 나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어떤 것이 최선일지 생각한다. 집에 있는 것이 싫다면 방과 후 모임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이끌고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찾는다. 돈이 없어 CD를 못 산다면 친구에게 CD를 빌려달라고 부탁하고 먹을 것을 조금 나눠 준다. 누군가에게 내 삶의 열쇠를 맡기는 대신 내가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그만큼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긍정적인 자세다. 요컨대 이런 식이다. 나쁜 일→낮아진 자존감→부정적인 태도→나쁜 일의 반복→더 낮아진 자존감…. 이렇게 되면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하지만 ‘어렵다’는 ‘도전이 된다’, ‘꼬치꼬치 캐기를 좋아한다’는 ‘호기심이 많다’, ‘성질이 있다’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이건 지루해’는 ‘이걸 재미있게 만들어야겠다’는 말로 이해하며 스스로를 설득해 보자. 긍정적인 언어는 긍정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키고 나 자신을 아끼는 지름길이니까. 그러면 남들도 나를 아끼고 존중해 줄 것이다.

저자 아니타 나이크는 “인생은 경주나 시합이 아니다. 인생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기 때문에 남들과 비교할 필요가 없다”며 “무척 특별한 친구, 나 자신과 친해지자. 자존감은 자신감을 보내 주는 원천이며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자신의 중요한 재산”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십대들의 자기 사랑을 위한 책’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무엇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에 관계없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라는 『내 몸에 필요한 것들이야』(아니타 나이크 지음), 여자아이들이 생리를 통해 몸의 신비한 변화를 깨닫게 하는 『난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아』(샬럿 오웬 지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난 이겨낼 수 있어』(미셸 얼리엇 지음),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상처받은 또래 친구들의 조언을 통해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는 『난 이제 누구랑 살지?』(맷 와이만 지음) 등이 함께 출간됐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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