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중동순방은 양면전략-이.시리아 평화협상 중재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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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빌 클린턴 美대통령의 중동(中東)순방은 북한핵과 아이티문제 해결에 이어 중동평화문제에 대한 커다란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야심적 결정이기도 하지만 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입지강화를 모색한다는 국내정치적 목적도 함께 갖 고 있다.
이번 중동순방은 지난 74년 리처드 닉슨前대통령에 이어 현직미국대통령으로서는 20년만의 중동방문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이밖에도 1石4鳥와 같은 효과가 있다는데서 클린턴대통령에게는 국내용 호재(好材)가 아닐 수 없다.
클린턴대통령은 26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요르단간의 평화협정 체결에 참석함으로써 이스라엘과 인접 아랍국가간의 오랜 분쟁에 종지부를 찍는 또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에 앞서 클린턴대통령은 25일 워싱턴을 떠나 이집트의 카이로에 도착,美-이집트간의 중동평화구축 마스터플랜을 재확인하는데이어 26일 이스라엘을 거쳐 27일 쿠웨이트로 가 파견미군들을격려할 예정이며 28일에는 다마스쿠스를 방문, 하페즈 아사드대통령과 美.시리아정상회담을 갖는다.
클린턴대통령의 예루살렘.다마스쿠스방문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에 이은 요르단과의 평화구축과 나아가 시리아와의 평화협상마무리를 하는데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는 중재자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클린턴대통령의 쿠웨이트 방문은 국내 미군가족들을 향한 정치적 제스처 외에 중동평화에 주력하면서도 이라크와 이란등 분쟁기도국가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경고를 전달하는 對중동 양면전략의 효과도 노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클린턴정부는 이미 모로코와 튀니지의 對이스라엘 협력약속을 받아낸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협력국가들의 이스라엘과의 영토문제 제기 포기를 얻어내는등 중동평화분위기 형성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클린턴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국가들간의 가장 커다란 문제인 영토문제를 해결하는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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