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출범.地自制 기업환경 급변 人事 빨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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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주요 대기업의 정기임원인사가 예년보다 다소 빠른 내달부터 본격화된다.
새해 사업계획을 맡길 경영진은 가급적 빨리 짜는 게 좋다는 생각이 재계에 확산된데다 특히 변화무쌍할 내년의 경영환경에 철저히 대비한다는 뜻에서 시기를 앞당기는 추세다.
지난해 시기를 앞당겼던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도 역시 11월 인사가 예상되는데다 현대.럭키금성.대우 등도 12월 중순부터는정기인사를 할 것으로 보여 관련그룹 내부적으로는 벌써부터 임원인사폭과 방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올해의 경우 대부분 그룹이 경기활성화로 내수.수출 모두 호황을 누려 승진폭이 상당부분에 이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달라진 기업환경=올해와 달리 내년부터는 지자제 선거를 비롯해 줄줄이 선거가 치러지게 돼 있어 기업마다 신규사업 진입시기등을 따지기에 여념이 없다.수출은 내년에도 호황이 예상되나 올해 대폭 활성화됐던 내수부문의 경우 시장점유율확 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 등 개방가속화,사회간접자본(SOC)민자참여,공기업민영화 등 내외환경변화도 이번 인사의 변수다. ◇빨라지는 기업인사=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삼성.11월12일 상무급이상 38명의 제4기 CEO교육(최고경영자과정)이 수료돼 이를 전후해 사장단.임원 인사가 있을것으로 여겨진다.럭키금성은 일단 지난해와 비슷한 12 월20일께 인사를 점치고 있으며 현대와 대우도 12월 중순부터 1월초까지는 인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있다.선경그룹도 ㈜선경이 이미 조직개편을 마무리해 12월 인사가 다소 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주요그룹 동향= 현대는 노조 파업으로 목표에 다소 차질이 불가피한 중공업과 실적달성에 턱걸이할 종합상사를 빼면 대부분 경영실적이 호전된 상황.작년에 사장단 인사가 없었던 만큼 올해는 사장단 인사도 일부 있을 전망이다.
대우는 조선과 중공업의 합병이후 임원인사를 하지 않아 이 부문의 인사가 예상되고 전자 등도 경영실적이 뚜렷한 호조를 보여대폭 승진이 예상되고 있다.
럭키금성은 능력 있는 부장급 상당수를 이사로 선임하는 등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위주의 임원 발탁이 올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선경은 최근 ㈜선경이 조직개편과 함께 전무를 전원 사장보좌역으로 발령해 놓은 상태여서 그룹 전체적으로 전무급인사가 상당부분 예상된다.김승연(金昇淵)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한화도「제3의 개혁」,40대사장제 도입 등 인사태풍이 예고 된 상태. 또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동아도 원인분석후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입장이어서 동아건설사장을 비롯해 고위 임원진의 거취가 주목된다.
내년에 그룹창립 50주년을 맞는 한진은 개혁작업의 가속화를 내세우고 중국시장 추가진출 등 사업구도를 짜고 있으며 금호도 아시아나의 흑자전환예상과 ㈜금호의 장기파업 후유증 때문에 인사폭이 상당히 클 전망이다.
〈柳奎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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