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환율의 전망과 과제-삼성경제硏 토론회주제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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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금년부터 자본자유화가 본격화돼 올해 자본수지는 약 1백억달러흑자로 경상수지적자 예상액 30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원화절상압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달러의 초과공급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를 적극 구입,절상압력을 완화하는 노력을 펴왔으나 최근 통화증가와 물가압력이 더 커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원화절상을 허용한 것이다. 앞으로도 국내 고금리,국내경제의 고성장 전망,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주식가격등은 자본유입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백억달러 이상의 자본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일부에서는 원화절상은 2000년까지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러면 이런 원화절상에 기업과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우선 기업 측면에서 보면 원화로 계산한 수출대전이 감소,수출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달러표시 수출가격을 올려야 한다.그러나 이에 따른 국제경쟁력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생산비를 낮춰 수출가격인상 압력을 최대한 흡수해야 한다.이를 위해 노임,이자,지대,기술.정보비용,물류비용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품질과 기술향상에 힘써야 한다.그래야만 수출가격인상이나수입품과의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노임등 생산비가 저렴한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시켜야 한다.세계무역기구(WTO)의 무한경쟁 시대에는 생산비가 가장 싼곳에서 생산하고 금융비용이 가장 낮은 곳에서 돈을 빌리며,기술개발이 가장 용이한 곳에서 기술을 개발하고,가장 이익이 많고 판매가 쉬운 곳에서 팔아야 한다.
우리의 경우 노임이 낮고 통화가 약세인 지역으로 노동집약적인경공업부문을 이전시키는 것이 좋다.
넷째,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시켜야 할 것이다.
섬유.신발등의 부문에서도 패션과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토록 해야 대외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섯째,자금도 금리가 낮고 약세통화인 나라에서 차입하고 수출선수금 이용확대,수출대금 조기회수,외상수입 기간연장등을 도모해야 한다.한편 정부측에서는 원화절상이 실질환율 절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임금.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이를 위해 서는 금융.
재정 긴축을 통한 총수요 감소,농산물과 식료품,전세값,주택.토지 가격및 생계비의 안정이 요구된다.
물가 대신 임금비용(단위 노동비용)을 사용하여 실질환율을 계산해 보면 85년을 기준으로 볼 때 현재 원화는 약 25% 고평가 되어있다.경공업이 현재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자.자동차등의 중화학 공업이 호황인 것도 엔고의 결과며 중화학공업 역시 원화절상이 가속되면 경기침체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그러므로 정부는 원화 환율의 빠른 상승과 외화의 순유입 급증을 예방해야 한다.
멕시코와 태국이 자본자유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질환율이 크게 절상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단기자금 유입에 대해 국내금리를 크게 인상시키지않는 범위내에서 중화(中和)정책을 쓰는게 좋다.
또 유입자본이 투자에 연결되도록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과다한 자본유입을 예방하고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서는실질이자율을 해외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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