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롱다리 개그맨 이휘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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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1년 남짓 일요일 저녁 안방 시청자를『그래,결심했어』로 사로잡았던 개그맨 이휘재(李輝宰.23)가 6개월의 휴식을 결심했다.
인기순위 1위에 오르고 억대 계약금을 받는 광고모델이 된 것이무대감독 생활 9개월을 포함,방송국에 드나든지 불 과 2년만의일이다. 고2때 연극영화과 얘기를 꺼냈을 때 얼굴이 하얗게 질리던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일인지라『태어나서 처음으로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도 컸지만 방송국 로비에 들어서자마자연출자.방송기자들이 동시에 달려드는 생활에서 벗어나고픈 생각도커져갔다.2학년 1학기에 휴학,부족한 학점을 메우는 일도 급선무인데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고 연애도 하고 싶고,아무 하는 일 없이 생각에 잠기고도 싶은 욕심을 다 뒤로 하고 정신없이 살아가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개그맨이 원래부터 제 꿈이었어요.「개그에도 품격이 있다」는걸 보여준 주병진 선배처럼 되고 싶었지요.』 부모님은 평범한 직장인이 되기를 바랐지만 이휘재자신은 아침잠이 많아서 직장생활은 절대 못할 거라고 어릴 때 부터 생각했다.게다가 결코 평범하게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전후기 대학을 다 떨어진 후에야나중에 편입한다는 조건으로 허 락을 받아 서울예전 연극과에 입학,이휘재는 물을 만난 고기가 된다.지금 교섭중인 뮤지컬『심수일과 이순애』출연이 결정되면 대학1학년 때 무대에 서던 기분을다시 느끼게 될 거라며 기대가 크다.군대문제는 주변에서 걱정하는 것만큼 급하지 는 않은 모양이다.
***내년봄 MBC에 다시 등장 이휘재의 자신감은 두 가지.
그를『오늘은 좋은 날』에 처음 발탁한 이응주 프로듀서를 비롯해인복(人福)이 있다는 것과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장난기를 발휘,남들을 웃기지 않고는 못배긴다는 것이다.물론 환한 웃음 사이사이 진지하고 어 른스런 표정을 대하다 보면 누나만 둘인 외동아들이라고 응석은 커녕『능력없는 남자는 장가도 못 간다』며 엄하게 자랐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특유의 장난기를 재충전,내년 봄 MBC브라운관에 다시 등장할 계획이다.
글:李后男기자 사진:金允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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