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품] 브라질·러시아에 절반씩 투자 주가 너무 올라 재미 못 볼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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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러시아는 1998년 대외채무에 대한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세계경제를 공포로 밀어 넣었다. 브라질은 엄청난 천연자원을 가졌는데도 4000%가 넘는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며 ‘지진아’ 취급을 받았다. 그러던 두 나라가 2000년 이후 환골탈태했다. 유전·천연자원 개발을 무기로 경제 도약에 성공한 것이다. 200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은 브라질이 세계 10위, 러시아는 11위로 한국(13위)을 이미 앞섰다. 이제는 서슴없이 “세계 5대 경제대국 진입이 목표”라고 공언할 정도다.

도이치투신운용은 이런 점을 간파하고 브라질·러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도이치 DWS 브러시아 펀드’를 출시했다. 중국펀드가 주춤한 틈을 타 이 펀드는 지난달 29일 출시 후 20여 일 만에 7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대상과 특징=도이치뱅크그룹의 글로벌 자산운용 전문회사인 DWS는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를 개별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에서 출시된 브러시아펀드는 두 펀드의 조합으로 만들어졌다. 예컨대 1억원을 절반씩 나누어 두 펀드에 투자하는 형태다. 브라질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브라질 주식에, 나머지는 라틴국가 주식에 투자한다. 러시아펀드도 같은 비율로 러시아 주식과 동유럽 국가 주식을 산다.

◆이것이 장점=러시아펀드는 2002년 4월 설정 후 지난달 26일까지 3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2004년 1월에 설정된 브라질펀드의 수익률은 72%에 달한다. 과거 수익률이란 게 참고자료일 뿐이지만 투자자로선 귀가 솔깃해질 만한 성적표다. 도이치투신운용의 황정주씨는 “각 펀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일 수 있도록 펀드를 만들었기 때문에 양호한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것은 따져봐야=브라질 주가지수는 올 들어서만 50%가량 급등했다. 비록 유전 발견 등 호재가 많지만 주가가 너무 많이 오른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러시아의 경우 오일 달러 유입으로 최근 월 물가상승률이 10%가 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또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로 성장률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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