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레포츠>1.통나무로 내집짓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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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누구나,언제나,어디서나」.생활체육에 대한 세계 공통의 슬로건이다.이를 위해 미국.독일.일본등 선진국들은 기존 스포츠를 보다 쉽게,보다 재미있게 변형시킨 신종 레포츠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국내외에서 뿌리를 내려가는 신종 레포츠를 주1회 소개한다. [편집자註] 자연으로 돌아가고픈 현대인의 욕구가 레저스포츠에서도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이른바 그린 레포츠다.동력을 이용하지 않는 등산.카누.패러글라이딩.래프팅.산악 자전거.
행글라이딩 등이 그런 것들이다.
선진국에서는「핸디크래프트 로그하우스(Handicraft Loghouse)」가 신종 그린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내 손으로통나무집을 짓는다」는 목표로 통나무집 학교에 입학하는 샐러리 맨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특히 통나무집이 많이 보급되어 있는 북미와 일본에서는 수공식 통나무집 짓기가 이미 오래 전부터 가족 또는 그룹 레저스포츠로 자리를 굳혔다.
직장인들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함께 모여 교외로 나가 통나무집을 짓는다.이들은 스스로 땅을 마련하고 재목을 고른다.1년만에완성하는 이들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5년도 족히 걸린다.집을스스로 지으면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며 녹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최근 일본의 핸디크래프트 로그스쿨 과정을 이수하고 귀국한 김병천(39.건국대OB산악회)씨가 국내 최초로 통나무집 학교를 설립,화제가 되고 있다.
『핸디크래프트 통나무집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통나무집과는 전혀 다릅니다.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통나무집은 기계톱 형식으로 기계에 의한 공장 생산물입니다.그러나 핸디크래프트 방식은 원목을 껍질만 벗겨서 자연상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집을 짓기 때문에 그 웅장함이나 자연과의 조화,그리고 정교함에서 단연 압도적이지요.』 김병천교장의 말이다.그는 캐나다에서부터 시작된 통나무집 학교의 교육이념은「자연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밝힌다.땀흘려 나무를 다듬고 일하며 나무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나아가 자연의 소중함을 실감하자는 얘기다.
경기도용인군구성면상하리 23에 위치한 이 통나무학교에 현재까지 초급과정 70명,중급과정 30명,고급과정 18명이 수료했다.이 학교를 수료한 이성자(43.전남여수시여서동)씨는『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같이 교육받은 학생들과 상의해 내 년쯤 전남 나로도에 여름 통나무캠프를 열고 싶다』고 졸업소감을 밝혔다.
통나무집학교의 교육과정은 초.중.고급으로 나뉜다.초급과정에서는 공구 사용법과 수직.수평을 맞추는 스크라이빙 기술을 습득하고,중급과정에서는 여러가지 홈 파는 기술과 기둥 세우기,보 올리기를 배운다.마지막으로 고급과정에서는 복잡한 구 조설계에서부터 완벽한 마무리까지를 습득한다.각 과정은 1개월.(0331)(282)2011.
수공식으로 통나무집을 지으려면 전기톱.수직수평계 등 약 20종의 공구가 필요하다.공구비만 약1백만원이 든다.평당 원목 자재비는 50만원.따라서 10평짜리 통나무집을 짓는다면 5백만원이 드는 셈이다.통나무집을 지으려면 우선 통나무집 짓기에 알맞은 원목을 구해야 하는데 사용되는 원목은 침엽수림이어야 한다.
미송.스푸루스.적삼목 등이 주로 쓰인다.우리나라 것은 굵기가 미치지 못해 대개 수입원목을 쓴다.원목의 굵기는 대개 지름이 평균 25㎝로 가는 쪽이 20㎝는 넘어 야 하고,길이는 10~12m정도가 알맞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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