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찰 1~3년뒤로 연기-北美합의 쟁점별 내용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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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네바의 북한(北韓)핵협상이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조치들을어떤 표현으로 담느냐는등 몇가지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으나 북-미양측은 주요 쟁점에 이미 합의한 상태여서 최종 협상타결은 시간문제로 남아 있다.지금까지의 쟁점별 합의사항 을 점검해본다. ◇특별사찰 시기=경수로 본체 주요기자재 및 발전설비등이 북한에 반입되기 전까지 실시토록 돼있다.
이는 당초 우리 정부목표보다 1~3년정도 늦춰진 것.
북한은 경수로 건설 기간 전체를 8년으로 상정할 때 3~5년이 지나는 시점까지,경수로 전체비용중 약 절반가량이 투입된 시점까지 특별사찰을 받아야 한다.
◇한국형 경수로=합의문에는「한국형」이라는 단어를 명기하지는 않지만▲울진3,4호기를 지칭하는 표현이 담겨 사실상 한국형을 의미하고▲한국이 경수로 건설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데 북한이 동의했다.
◇북한핵 동결조치=북한의 현재와 미래 핵활동을 영구히 동결하기 위해 북한은 합의문 발표 즉시▲5㎿원자로 재장전 포기▲폐연료봉 재처리 포기▲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봉인▲50㎿.2백㎿ 원자로 건설 중단▲흑연형원자로 추가건설 포기 등을 이행해야한다. 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완전복귀해 이같은 핵활동동결조치 이행을 IAEA에 의해 감시받기로 동의했다.
◇대체에너지 제공=북한은 80년대부터 가동해오고 있는 5㎿원자로와 건설중인 50㎿(6개월뒤 완공예정).2백㎿(18개월뒤 완공예정)원자로가 생산하는 양만큼의 대체에너지를 원유로 공급해줄 것과 그뒤 경수로 건설이 끝나기까지의 에너지 수급계획에 미달하는 양을 공급해줄 것을 요구했다.
북한의 요구량은 첫해엔 약 50만t의 원유며 경수로가 완공되는 시점에는 그 10배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북한 주장의 논리는 수용하되 실제 제공하는 양과일정은 원자로 폐쇄단계에 맞추어 실무전문가회의에서 확정키로 합의됐다. 또 대체에너지의 종류는 북한이 열(熱)생산 이외의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것은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체에너지 제공은 초기에는 한국이 아닌 제3국이 부담키로 이미 확정된 상태며 중.장기적으로는 경수로 건설을 위해 구성되는 컨소시엄 코리아 에너지개발 기구(KEDO)가 담당하게될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관계개선=북-미는 합의 발표뒤 빠른 시일내에 상호연락사무소를 개설키로 합의했다.구체적인 개설시기는 앞으로 실무전문가회의를 거쳐 규모및 기능과 함께 확정하도록 돼있다.그러나 개설시기는 이번 합의에 명문화돼있지 않으며 북한의 NPT복귀등과연계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북-미관계는 이번 합의문이 이행되는 단계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되며 관계정상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양측도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남북한관계=막바지 진통을 부른 대목으로 북한은『북-미 핵협상과는 관계없는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협상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을 위한 핵통제공동위원회 재개를 포함한 남북한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합의문에 포함시키는 것에 북한은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으며 다만 그에대한 표현문제로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막판까지 버티다 결국은 남북한대화 재개를 의미하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는데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남북대화 재개 시기 역시 연락사무소 개설 시기와 마찬가지로 합의문엔 포함돼 있지 않다.그러나 다른 조치들과 연계하 는 방법으로대화재개가 확고히 보장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전해진다.미국은 협상에서 연락사무소 개설과 남북한 대화 재개가 시기적으로 어느정도 보조를 맞춰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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