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길] 2~3곳 가보고 최종선택은 스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9면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입시학원과 대학 등이 수험생·학부모를 대상으로 잇따라 입시설명회를 열고 있다. 사진은 16일 입시학원 주최로 수능 뒤 처음으로 열린 입시설명회장의 모습. 이날 설명회가 열린 서울 강남 진선여고 강당에는 2000여 명의 수험생·학부모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뉴시스]

15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지만 혼란은 여전하다. 등급제 수능 첫해라서 제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학부모가 많다. 지금까지 ‘공부를 더 잘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왔다면 이젠 ‘대학을 제대로 골라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다. 수능 뒤 한 주간 입시 학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입시설명회가 있었다. 가채점 결과를 놓고 수험생·학부모에게 올해 입시의 흐름을 설명하는 자리다. 아직도 입시설명회는 많이 남았다. 입시 전문가들로부터 ‘입시설명회 어떻게 활용하나’에 대해 들어봤다.

 ◆입시설명회 어떤 것들이 있나=대학별 입시요강 자체가 복잡해지면서 입시 설명회가 중요한 정보 출처가 된 지는 10년이 넘는다. 입시설명회는 크게 보아 4가지로 나뉜다. ▶대형 학원들의 입시 설명회 ▶대학 입시 관계자들의 설명회 ▶시·도 교육청 교사 설명회 ▶일선 학교 교사 설명회가 그것이다. 이 밖에도 구청 등 지자체에서 입시 전문가를 초청해 구민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가 있고, 은행이나 백화점 등에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개최하는 설명회도 있다.

 대형 학원의 입시 설명회에선 수능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한 ‘대학별 배치표’와 다양한 입시 자료집이 무료로 제공된다. 입시 전문가로 유명한 강사들로부터 대입 흐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다.

 대학 설명회에선 각 대학 입학처장 등 입시 관계자들이 직접 나와 자기 대학의 전형 요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시·도 교육청 설명회는 100여 쪽이 넘는 꼼꼼한 입시 자료집을 만들어 배부한다. 자료를 받아 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리다.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 교사들은 매년 합격생뿐 아니라 불합격생도 제자로서 관리하기 때문에 ‘명문대 합격자’ 위주의 입시 설명회에선 접하지 못할 다양한 사례를 들을 수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설명회 어떻게 활용하나=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다양한 설명회를 무조건 다 찾아가면 더 헷갈릴 수도 있다”며 “대학에서 하는 설명회를 1순위로 참가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입시학원 설명회와 시·도 교육청 설명회를 참고하는 방식으로 2~3군데 정도 다녀보라는 것이다.

 신동원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기획부장(휘문고 교사)은 “입시 설명회는 수능 체제 하의 대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구하는 자리”라며 “현장에서 직접 강연을 들으면 올해 입시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신 교사는 ‘입시 설명회서 대입 흐름 이해 → 지망 대학 범위 좁혀 스스로 대학별 환산 총점 내기 → 진학지도 교사 등을 통해 구체적 진학 전략 상담 → 경쟁률을 고려한 최종 지원’의 순으로 대학 지원의 흐름도를 짜라고 조언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입시 설명회에서 지원 전략에 대한 방향을 잡은 뒤 원하는 대학 전형 요강에 맞춰 스스로 점수 계산을 해 유·불리를 따져 볼 수 있어야 한다”며 “학생·학부모 스스로가 입시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학지도 전문가 A씨는 “설명회 주관 기관을 잘 살펴서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 설명회는 지원전략을 알린다기보다 자기 대학에 와 달라는 일종의 ‘상품 설명회’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입시학원 설명회는 과도하게 논술을 강조한다든지 해서 학원 강좌를 세일즈하는 성격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라는 지적이다.

 ◆대학 배치표 활용은=대형 입시학원은 지난주 수능 가채점 결과로 일제히 ‘입시 배치표’를 내놓았다. 소수점 첫째 단위로 낸 수능 등급 평균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의 서열을 낸 것이다. 자신의 수능 평균 등급을 갖고 대체적인 지망 가능 대학의 범위를 알아 볼 수 있다. 그러나 배치표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등급 기준 자체가 정확하지 않으며, 학생부·논술의 영향력에 대한 고려가 제한적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배치 기준표는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라며 “종이 한 장에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다 걸지 말라”고 당부했다.

배노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