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금융국제화-변화의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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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우리에게 금융국제화는 대내적 규제완화에 따른 자율과 대외적 개방을 동시에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경제주체들의 과감한 변신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화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요구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깨닫는 일이다.경제성장률이 8%면 과열이라 하고,물가가 6%만 올라도 걱정하게 됐다.슈퍼마켓에는 수입된 외국상품이 즐비하고,거리에는 어디서 왔는지 짐작도 못할 외국인들이 많아졌다.영국의 바클레이은행에 예금을 하고 미국의 코카콜라주식을 살 수 있게 됐다.
둘째 정부에 대고 규제완화를 주장해온 기업들은 공격목표를 잃게 될 것이고 적어도 이 부분에 관한한 핑계를 더이상 댈수 없게 됐다.
이제 철저한 약육강식의 논리하에 스스로 살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정부는 「규제」대신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은행이나 증권업계도 본연의 감시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은행은 본질상건전성과 자본금확충이 특히 중요할 것이고 증권감 독원과 증권거래소는 내부자거래나 가격조작을 철저히 차단하고,증권업협회는 회원사들이 불공정거래나 개인투자자보호에 소홀한가를 감시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규제 완화는 정책결정의 예측성을 높여 기업의 계획성있는의사결정을 요구할 것이다.그대신 국제화는 새로운 불확실성,즉 국제시장환경에서 당면할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즉흥적 대응방안까지도 때로는 마련해야한다.
정부의 통화정책이 공개시장조작등 간접관리방식으로 바뀔때 은행이나 기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확대된 환율 변동폭하에서 늘어가는 국제거래상의 환위험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기업은 미래성장성과 배당,장기적인 주식시장전망에 따른 전환가 능성과 신주발행가능성.환율전망등을 종합적으로 예측하는 기능을 강화해야 할것이다. 넷째 선진기법,상품 및 서비스의 도입으로 낙후된 국내금융기관들의 경영효율과 경쟁력을 급속히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날것이다.또한 국제금융시장과 연계 내지는 통합되는데 따른 전산화.결제제도의 표준화등의 과제도 안게 됐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포트폴리오도 이제 다양한 자산항목들로 구성될 것이다.예금을 하든,주식이나 부동산을 사든 평생계획의 일부로서의 의미를 갖게 되고 금융기관은 이러한 요구에 맞는 종합금융서비스를 해야 한다.갈수록 복잡해지는 세금문제도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개인이 더욱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될 것이고 이 모든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해결해줄 직업도 생겨날 전망이다.
〈權成哲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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