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40대 사장制등 개혁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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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화그룹(회장 金昇淵)이 그룹 창립42주년(9일)을 맞아 그룹의 사업구조를 첨단화하고 「40대사장제」등 혁신적 인사제도를도입키로 하는등 대대적인 그룹체질 개혁에 나서 재계의 주목을 끌고있다.
특히 金회장은 이번 체질개선을 위한 개혁작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선언해 본격 경영복귀를 공식화했다.金회장은 지난해12월 외화밀반출등에 따른 혐의로 구속됐다 올1월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자숙하는 의미로 한동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겠 다고 밝힌바 있다.金회장은 10일오후 충남대덕 그룹종합연구소 준공식과 함께열린 창립기념식에서 이번 개혁을 「제3의 개혁」으로 이름짓고 모든 임직원들이 개혁작업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金회장은 『89년부터 「프로-2000」이라는이름의 경영혁신 운동을 적극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룹내에 진취적인 의욕보다는 냉소적인 무관심.무사안일의 현실안주등 고질적인 병폐가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를 바 로잡지 않고는생존조차 불가능하다』고 임직원들을 크게 질책했다고 한 관계자는전했다. 특히 金회장은 이날 『개혁은 본인이 주도하고 개혁에 따른 모든 책임도 감수하겠다』고 말해 이번 개혁파고가 예사롭지않음을 예고했다.사내외에선 곧 대규모 인사를 통한 세대교체 바람과 개혁조치등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이날 金회장이 밝힌 개혁의 4대 목표는▲무사안일을 타파하기 위한 의식혁명▲인사제도의 개혁▲정보통신사업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한 사업구조의 첨단화▲창의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에로의 전환등이다. 金회장은 특히 인사제도 혁신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연공서열식 인사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40대의 유능한 인물을 사장으로 발탁하는등 발탁인사제도와 명예퇴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또 이날부터 그룹 CI작업으로 경인에너지를 한화에너지로 바꾸는등 제조업체 중심으로 8개계열사 이름을 한화로 바꾸기로 했다.
한화그룹은 이같은 개혁을 통해 현재 6조3천억원인 매출규모를2000년까지 25조원으로 늘리고 그룹의 본격적인 국제화를 통해 2000년에는 해외부문에서의 매출을 10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같은 국제화 행보를 통 해 金회장은 한화그룹의 구조적 취약점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갖게됐으며이번 개혁선언의 배경이 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오고있다.
〈鄭在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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